퀄컴이 다음달 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브로드컴의 인수합병(M&A) 제안과 이사 선임안을 표결에 부쳐야 한다고 국제 의결권 자문사 ISS가 권고했다.

18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ISS는 보고서를 통해 퀄컴 주주들에게 주총에서 브로드컴이 제안한 1460억달러(약 160조원·부채 포함) 규모의 인수 제안에 대해 협상을 시작하고, 브로드컴이 추천한 이사 후보 6명 중 4명에게 투표하라는 의견을 냈다. 퀄컴 이사회에 4명이 진출하면 전체 11명의 과반을 차지하진 못하지만 가치 있는 합의에 도달할 길이 열릴 것이라고 ISS는 설명했다. 브로드컴이 추천한 6명 모두에게 투표하면 퀄컴 이사회가 적대적 M&A에 오히려 방어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4명이 적당하다는 설명이다.

ISS는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제안가(주당 82달러)가 협상의 좋은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의 ISS 보고서는 브로드컴의 인수 제안을 수차례 거절한 퀄컴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퀄컴은 지난해 11월 브로드컴의 주당 70달러 인수 제안을 거절한 데 이어 지난 16일엔 주당 82달러로 높인 제안도 거절했다.

퀄컴 이사회는 지난 14일 브로드컴 측과 회담 후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이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제이컵스 회장은 “브로드컴은 주당 82달러가 최선이자 최종 제안이라고 강조했지만 여전히 퀄컴의 기업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이사회는 퀄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퀄컴의 진정한 가치를 반영하는 제안이라면 새로운 협상이 가능하다”며 대화 여지를 남겼다.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가 성사되면 정보기술(IT) 기업 M&A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