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ndex] 고무가격 상승이 발목… 타이어 '빅3' 영업이익 감소
한국 주요 타이어 업체가 지난해 기대를 크게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빅3’는 모두 2016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주재료인 고무 가격이 올랐는데 판매량은 줄어든 결과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는 말이 업계에서 나올 정도로 경영 여건이 악화됐다”며 “올해는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19일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6조8134억원, 영업이익 7938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대비 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0% 줄었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2012년 지주회사(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사업회사(한국타이어)로 분할된 이후 가장 저조하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569억원의 적자를 냈다. 2009년 이후 8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도 2조87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넥센타이어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줄었다. 매출은 2016년보다 3.7% 늘어난 1조964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853억원을 올려 전년 대비 25.3% 급감했다. 2013년 이후 이익 증가세가 매년 이어졌지만 지난해 그 기록이 멈췄다.
[산업 Index] 고무가격 상승이 발목… 타이어 '빅3' 영업이익 감소
실적 악화의 주원인은 주재료인 천연고무 및 합성고무 가격 상승이다. 2016년 1분기 t당 1156달러 수준이던 천연고무 가격은 같은 해 2분기 t당 1375달러로 올랐고, 4분기에는 t당 1667달러로 뛰었다. 지난해 1분기에는 t당 2095달러까지 치솟았다. 2016년 천연고무 주 생산지인 태국에서 대형 홍수가 발생하면서 천연고무 생산량이 급감한 결과다.

합성고무(부타디엔) 가격 추세도 비슷했다. 2015년 4분기에는 t당 1147달러였지만 매 분기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1분기에는 t당 2988달러까지 뛰었다. 중국 공장의 생산량 감소 등 공급에 악영향을 끼치는 변수가 줄지어 나타나서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회사들이 지난해 뒤늦게 제품 가격을 올렸지만 이익 감소를 막지 못했다”며 “다만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제품 가격 인상 덕에 매출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수출도 부진했다. 지난해 국산 타이어 수출량은 6823만 개로 전년 대비 3.4% 줄었다.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저가 공세를 펼친 중국과 동남아시아 업체에 밀린 결과다. 국내 타이어 3사의 주요 고객인 한국 완성차업체가 판매 부진에 시달린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타이어업계는 올해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가격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t당 1447달러와 1688달러로 떨어졌다.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매출 7조4000억원, 영업이익 1조200억원을 올릴 것이라고 공시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올해 체코 공장 가동을 반등의 계기로 삼겠다”며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경영 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해 어떤 성적을 거둘지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