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출제범위 개편…'수포자' 줄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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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가형 '기하' 포함 여부가 쟁점
수학 나형 공통수학·수학 I 중 택일
국어 '언어와 매체' 출제 여부 관건
수학 나형 공통수학·수학 I 중 택일
국어 '언어와 매체' 출제 여부 관건
3월 고교에 입학하는 신입생이 치르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범위가 이달 말까지 결정된다. 핵심은 수학이다. 가형은 ‘기하’, 나형은 ‘함수’의 포함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어는 ‘문법’이 출제범위에 들어가는 방안이 유력한 가운데 ‘언어와매체’에서 매체의 출제 여부가 관건이다.
교육부는 19일 서울교대 에듀웰센터에서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 결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영역별 개편방안의 윤곽을 공개했다. 올해부터 새로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과목구조가 바뀐 국어·수학·과학탐구의 수능 출제범위를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수능 개편을 유예하면서 출제범위는 이달 말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능 영역별 복수의 개편방안을 마련, 학부모 교사 교수 교육전문직 시민단체 대상 설문 9300여건과 17개 시·도교육청 의견수렴 결과를 취합 및 비교·분석한 안을 이날 제시한 것이다.
교육부는 “현행 수능 출제범위와 동일하게 유지하되 교육과정 개정으로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출제범위를 최소화해 학습 부담을 줄이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학 출제범위 개편방안을 보면 교육단체 중심으로 “원칙을 지켰는지 의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수학Ⅰ·Ⅱ, 미적분Ⅰ·Ⅱ, 확률과통계, 기하와벡터로 이뤄진 현행 교육과정은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공통)수학, 수학Ⅰ·Ⅱ, 미적분, 확률과통계에 ‘진로선택과목’ 기하, ‘전문교과과목’ 벡터로 바뀐다. 현행 수능 출제범위는 △가형: 미적분Ⅱ, 확률과통계, 기하와벡터 △나형: 수학Ⅱ, 미적분Ⅰ, 확률과통계로 나뉘어 있다.
이과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가형은 기하 출제 여부가 포인트다. 난도가 높은 진로선택과목 기하까지 출제할 경우, 학생들은 사실상 일반선택과목 전체에 기하도 배워야 해 학습 부담이 커진다. 고교에서 이수해야 하는 수학 시수는 현행 교육과정보다도 늘어난다. 다양한 선택과목 학습을 표방한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교육청과 학부모 교사 교수 등은 기하를 출제범위에서 제외하는 안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기하를 제외하면 이공계 대학생의 수학 기초소양이 떨어지고, 현행 수능 출제범위와 이질적으로 바뀐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과 수험생이 주로 보는 수학 나형의 경우 기존 출제범위를 감안해 (공통)수학과 수학Ⅰ(일반선택) 중 택일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교육청과 학부모 교사 교수 등은 수학Ⅰ을 출제하는 ‘2안’을 보다 많이 선택했다.
(공통)수학을 출제하는 1안은 학습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에도 불구, 고1 공통과정을 출제범위에서 제외한다는 기조와 맞지 않았다. 단 2안은 기존 문과 수험생이 응시하던 출제범위보다 확대돼 추가학습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학 가형의 쟁점인 진로선택과목 기하가 출제될 경우 교육과정 개정의 전체 방향성과 어긋난다. 또 나형 1안은 시험범위가 크게 늘어나 학습 부담이 가중되며 2안은 수학Ⅰ에 추가되는 영역이 현행 이과 수험생이 응시하는 미적분Ⅱ에 해당해 시험 난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칫 이번 수능 개편이 취지와 달리 수포자(수학포기자)를 더욱 양산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설문과 의견수렴에서 많이 선택받은 대로 가형에서 기하를 제외하고, 나형에선 기존 미적분Ⅱ의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를 포함하는 안이 채택되면 수험생들이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과(가형) 수학은 쉬워지는 반면 문과(나형) 수학이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국어는 현행 ‘독서와문법’이 개정 교육과정에서 ‘독서’ ‘언어와매체’로 분리됐다. ‘언어’는 기존 교육과정의 ‘문법’에 해당한다.
교육부는 국어의 ‘화법과작문’ ‘문학’ ‘독서’ 출제를 상수로 두고 ‘언어와매체’를 출제하는 1안과 출제하지 않는 2안으로 나눴다. 1안은 언어와매체를 언어·매체로 세분해 둘 다 출제하는 1-1안, 매체는 출제하지 않고 언어만 출제하는 1-2안으로 다시 분류해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1안을 보다 많이 택했으나 세부 방안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교육청들은 1-1안, 학부모 교사 교수들은 1-2안에 각각 무게를 뒀다.
과탐은 Ⅰ·Ⅱ로 나뉘어 있던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 새 교육과정에서 Ⅰ과목으로 변경되고 Ⅱ과목은 진로선택과목으로 이동했다. 수능 개편 유예 발표 당시 동일한 과목구조를 약속했기 때문에, 과학(물·화·생·지)Ⅱ는 진로선택과목이지만 수능에 출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반선택과목 중심 출제 원칙과 수능 1년 유예 방침이 맞부딪친 형국. 하지만 교육청 학부모 교사 교수 등은 약속대로 과학Ⅱ를 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외에 별다른 과목구조 변화가 없는 영어와 사회·직업탐구는 현행 출제범위를 유지한다. EBS 연계율 등도 마찬가지다.
교육부는 공청회 결과를 반영해 이달 말까지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를 최종 발표한다. 이와 별개로 영역별 절대평가 전환 여부를 비롯한 2022학년도 이후 수능 개편방안은 올해 8월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교육부는 19일 서울교대 에듀웰센터에서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 결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영역별 개편방안의 윤곽을 공개했다. 올해부터 새로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과목구조가 바뀐 국어·수학·과학탐구의 수능 출제범위를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수능 개편을 유예하면서 출제범위는 이달 말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능 영역별 복수의 개편방안을 마련, 학부모 교사 교수 교육전문직 시민단체 대상 설문 9300여건과 17개 시·도교육청 의견수렴 결과를 취합 및 비교·분석한 안을 이날 제시한 것이다.
교육부는 “현행 수능 출제범위와 동일하게 유지하되 교육과정 개정으로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출제범위를 최소화해 학습 부담을 줄이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학 출제범위 개편방안을 보면 교육단체 중심으로 “원칙을 지켰는지 의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수학Ⅰ·Ⅱ, 미적분Ⅰ·Ⅱ, 확률과통계, 기하와벡터로 이뤄진 현행 교육과정은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공통)수학, 수학Ⅰ·Ⅱ, 미적분, 확률과통계에 ‘진로선택과목’ 기하, ‘전문교과과목’ 벡터로 바뀐다. 현행 수능 출제범위는 △가형: 미적분Ⅱ, 확률과통계, 기하와벡터 △나형: 수학Ⅱ, 미적분Ⅰ, 확률과통계로 나뉘어 있다.
이과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가형은 기하 출제 여부가 포인트다. 난도가 높은 진로선택과목 기하까지 출제할 경우, 학생들은 사실상 일반선택과목 전체에 기하도 배워야 해 학습 부담이 커진다. 고교에서 이수해야 하는 수학 시수는 현행 교육과정보다도 늘어난다. 다양한 선택과목 학습을 표방한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교육청과 학부모 교사 교수 등은 기하를 출제범위에서 제외하는 안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기하를 제외하면 이공계 대학생의 수학 기초소양이 떨어지고, 현행 수능 출제범위와 이질적으로 바뀐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과 수험생이 주로 보는 수학 나형의 경우 기존 출제범위를 감안해 (공통)수학과 수학Ⅰ(일반선택) 중 택일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교육청과 학부모 교사 교수 등은 수학Ⅰ을 출제하는 ‘2안’을 보다 많이 선택했다.
(공통)수학을 출제하는 1안은 학습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에도 불구, 고1 공통과정을 출제범위에서 제외한다는 기조와 맞지 않았다. 단 2안은 기존 문과 수험생이 응시하던 출제범위보다 확대돼 추가학습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학 가형의 쟁점인 진로선택과목 기하가 출제될 경우 교육과정 개정의 전체 방향성과 어긋난다. 또 나형 1안은 시험범위가 크게 늘어나 학습 부담이 가중되며 2안은 수학Ⅰ에 추가되는 영역이 현행 이과 수험생이 응시하는 미적분Ⅱ에 해당해 시험 난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칫 이번 수능 개편이 취지와 달리 수포자(수학포기자)를 더욱 양산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설문과 의견수렴에서 많이 선택받은 대로 가형에서 기하를 제외하고, 나형에선 기존 미적분Ⅱ의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를 포함하는 안이 채택되면 수험생들이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과(가형) 수학은 쉬워지는 반면 문과(나형) 수학이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국어는 현행 ‘독서와문법’이 개정 교육과정에서 ‘독서’ ‘언어와매체’로 분리됐다. ‘언어’는 기존 교육과정의 ‘문법’에 해당한다.
교육부는 국어의 ‘화법과작문’ ‘문학’ ‘독서’ 출제를 상수로 두고 ‘언어와매체’를 출제하는 1안과 출제하지 않는 2안으로 나눴다. 1안은 언어와매체를 언어·매체로 세분해 둘 다 출제하는 1-1안, 매체는 출제하지 않고 언어만 출제하는 1-2안으로 다시 분류해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1안을 보다 많이 택했으나 세부 방안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교육청들은 1-1안, 학부모 교사 교수들은 1-2안에 각각 무게를 뒀다.
과탐은 Ⅰ·Ⅱ로 나뉘어 있던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 새 교육과정에서 Ⅰ과목으로 변경되고 Ⅱ과목은 진로선택과목으로 이동했다. 수능 개편 유예 발표 당시 동일한 과목구조를 약속했기 때문에, 과학(물·화·생·지)Ⅱ는 진로선택과목이지만 수능에 출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반선택과목 중심 출제 원칙과 수능 1년 유예 방침이 맞부딪친 형국. 하지만 교육청 학부모 교사 교수 등은 약속대로 과학Ⅱ를 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외에 별다른 과목구조 변화가 없는 영어와 사회·직업탐구는 현행 출제범위를 유지한다. EBS 연계율 등도 마찬가지다.
교육부는 공청회 결과를 반영해 이달 말까지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를 최종 발표한다. 이와 별개로 영역별 절대평가 전환 여부를 비롯한 2022학년도 이후 수능 개편방안은 올해 8월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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