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자존감 승리자 이상화 선수

16년여 동안 참가했던 총 4번의 올림픽에서 3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한 이상화 선수가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승리했다.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에서 값진 은메달을 땄음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에 사로잡혀서 행복을 만끽하지 못했던 일반적인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은메달의 고귀함을 만끽하려는 모습이 아름답다.

물론, 이상화선수도 사람인지라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 직후에는 금메달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과 그동안 혼자서 견뎌내야했던 외롭고 힘든 자신과의 싸움이 생각나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곧 스스로 행복을 부르는 자가치유력은 파워풀했음을 그녀의 인스타그램를 통해 전했다.

“나는 너무나 수고했고 길고 긴 여정도 잘 참아냈다. 2등도 만족하고 아직도 상위권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았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응원과 함성 진심으로 감사했고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나였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박영실 칼럼] 평창올림픽 이상화 선수 VS 자존감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 사진: 이상화 선수 인스타그램 >

그동안 금메달 압박에서 힘들었을 이상화 선수는 자신에게 금메달을 놓친 핑계를 대기보다는 그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며 최선을 다한 자신의 어깨를 토닥이며 자존감을 높이고 자신을 응원해준 국민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행복을 만끽하는 선택을 했다. 결국, 평창올림픽에서 귀한 은메달을 땄다면 자존감 올림픽에서는 금메달리스트로서의 면모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최선을 다해온 그녀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방법

습관처럼 나쁜 게 없다. 핑계대는 것도 습관이 되면 내 몸에 딱 달라붙어 우리 삶을 좀 먹게 한다. 핑계를 극복하고 우리 자신을 행복으로 이끌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미국의 인지행동치료의 대가인 앨버트 앨리스가 개발한 ABCDE 과정을 여기에 적용시켜볼 수 있다.

인지행동코칭이라 불리는 ABCDE과정은 일상생활 속에서 불쑥불쑥 올라오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긍정적으로 바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드는데 효과적이다. 대게 우리의 마음을 헤집어놓는 괴로움의 원인이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왜곡된 신념에서 비롯된 것들인데 핑계 역시 그 중의 하나다.

이상화 선수가 올림픽에서 3연속 메달을 딸 수 있었던 비법

빙속의 여제로 불리는 이상화 선수는 어떻게 올림픽에서 3연속 메달을 목에 걸수 있었을까? 그것은 다른 선수들이 10번 교차할 때 12번 교차할 수 있도록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더불어 힘은 유지하면서 체중을 감량해 스케이트를 탈 때 공기 저항을 줄였다. 결국 속도를 높이면서 여리한 체격을 장점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상화는 다른 선수들이 140kg의 바벨을 들 때 170kg의 바벨을 들어올렸다. 그렇게 허벅지 둘레를 3cm나 늘리는 과정에서 다리 혈관이 좁아져 엉덩이까지 하지정맥이 오르는 고통을 참아야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ABCDE이론

이상화 선수의 문제해결 극복 과정을 인지행동 코칭인 ABCDE 이론에 대입시켜보자.
ABCDE 과정에서 A는 사건(Accident), B는 사건에 대한 생각(Belief), C는 사건을 겪고 난 결과(Consequence), D는 생각에 대한 반박(Dispute), E는 실행( Energization)을 의미한다.

A(불쾌한 사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엄청난 스타트로 금메달에 가까워지던 이상화 선수! 그러나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하며 메달의 색깔이 금에서 은으로 바뀌었다.

B(사건에 대한 자신의 관점이나 신념): 내가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만 하지 않았다면 은메달이 아니라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 텐데! 내가 왜 그 중요한 시점에서 실수를 했던걸까?

C(그 일을 겪고 난 결과): 금메달과 멀어진 기록을 확인하니 속상하고 안타까워서 자꾸만 눈물이 난다. 남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 싫은데.....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다. 속상하다.

D(자신의 관점이나 신념 논박): 비록, 내가 간절히 원했던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은메달도 귀한 거야! 이번 경기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감정적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잘 분석해서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잘 분석하고 보완해보자.
나는 지금까지 매순간 최선을 다해왔잖아. 긴 여정도 잘 참아냈잖아! 2등도 만족하고 아직도 상위권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
그게 더 중요한 거야. 나를 응원과 함성으로 진심으로 응원해준 우리 국민들도 내가 마음 아파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거야.

E(효과): 보다 긍정적으로 성장한 자존감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상화선수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멋지게 승리한 이상화선수는 이미 우리에게 ‘영원한 빙상의 여왕’이 아닐까!

박영실서비스파워아카데미 대표 박영실(숙명여자대학교 자문멘토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