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지난 5일 선보인 ‘KRX300’ 지수가 최근 조정장을 거치면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수익률이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 벤치마크(기준)로 가장 많이 쓰이는 코스피200지수보다 나은 성과를 냈다. KRX300은 유가증권시장의 237개, 코스닥시장의 68개 우량 종목으로 구성된 통합 지수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급락장이 펼쳐진 5일 이후 이날까지 KRX300지수는 1.3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가 2.07% 떨어진 것보다 낙폭이 작았다. 증시가 ‘바닥’에 도달한 9일부터 코스피200이 3.86% 오르는 동안 KRX300은 4.05% 상승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반등하면서 실적이 좋은 종목부터 먼저 오르고 있다”며 “KRX300은 코스닥 종목 가운데서도 실적이 좋은 종목을 주로 담았기 때문에 반등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출발을 산뜻하게 한 KRX300지수가 당분간 코스피200보다 좋은 성과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RX300은 코스피200을 구성하는 종목 중 상당수를 담으면서 코스닥 우량 종목도 편입해 분산효과가 크다”며 “은행 보험 등 금융주 비중이 높아 요즘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 성과가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에선 KRX300이 시장에서 자리잡으려면 투자자금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 연구원은 “KRX300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 아직 많이 나오지 않아 성패를 평가하기는 이르다”며 “ 기관투자가 자금이 유입되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KRX300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다음달 23일 상장시킬 계획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