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우리는 대화에도 전쟁에도 다 준비돼 있다”며 “이에 대해 온 세계가 다 알고 있는데 어떻게 유독 미국만 모르고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이 통신은 이날 ‘미국에는 선택의 여지조차 없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우리의 주동적인 노력에 의해 조선반도에 관계 개선의 기류가 흐르고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염원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미국이 그 무슨 외교적 방법의 실패를 전제로 한 군사적 선택에 대해 제창하는 것은 실로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은 북·미 대화 성사 여부를 놓고 그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려는 신경전으로 분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북남관계 개선과 긴장 완화의 분위기가 깨어진다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정세를 격화시키는 전쟁광신자들의 도발 행위’란 제목의 개인 논평에서 “이제는 공개적으로 올림픽 봉화가 꺼지는 즉시 북남관계의 해빙도 끝내려는 것이 저들(미국)의 목적이며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가 끝나자마자 키 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하겠다고 고아대는(큰 소리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강변했다.

이 신문은 “조선반도 정세가 또다시 악화될 위험이 조성되고 있다.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숱한 전략자산들과 방대한 병력이 조선반도와 그 주변으로 밀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4월께 예정된 한국과 미국의 연합군사훈련을 차단하기 위한 본격적인 비난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포함해 한반도 문제를 미국과 제대로 담판 지으려는 계산인 것 같다”며 “북한으로선 사실상의 핵보유국이자 정상 국가 지위에서 미국과 상대하겠다는 뜻을 계속 내비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