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생명보험사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안정적인 재무지표를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자본 확충이 시급한 국내 생보사는 영업활동 비용을 대폭 줄이는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IFRS17 도입을 전후해 외국계 생보사의 ‘공세’에 국내 생보사의 시장 점유율이 대폭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무 탄탄한 외국계 생보사 공격경영 하는데… 토종은?
19일 생보협회에 따르면 국내 23개 종합 생보사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쓴 신(新)계약비는 8조1017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3917억원) 대비 3.5% 감소했다. 신계약비는 새 계약을 맺기 위해 보험사가 사용하는 인건비, 계약조달비 등 각종 비용을 뜻한다. 신계약비 지출이 많을수록 보험사가 고객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한다는 뜻이다.

전년 대비 신계약비 지출이 늘어난 상위 10곳 중 7곳이 외국계 생보사였다. 중국안방보험을 모회사로 둔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각각 신계약비 지출 증가율 16.6%와 13.4%로 1, 2위를 차지했다. 이어 △BNP파리바카디프생명(13.2%) △미래에셋생명(12.5%) △메트라이프생명(12.4%) △AIA생명(11.5%) △처브라이프생명(11.3%) 순이었다.

반면 국내 ‘빅3’ 생보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지난해 신계약비 지출은 전년에 비해 줄었다. 삼성생명이 전년 대비 5.2% 감소했고,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각각 8.8%와 2.9% 줄었다.

외국계와 국내 생보사의 신계약비 지출 차이가 이처럼 큰 것은 2021년 시행되는 IFRS17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IFRS17이 시행되면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영업해온 외국계 생보사와 달리 국내 생보사는 그간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아온 결과 재무제표 상 부채가 급증하게 된다. 이로 인해 국내 생보사들은 자본 확충에 매달리고, 외국계는 적극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