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자연+요리' 삼박자가 만들어낸 마음의 쉼터 '리틀 포레스트'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잠시나마 작은 마음의 쉼터를 마련해준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함께 새로운 봄을 맞이할 첫 발을 내디뎌보자.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는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혜원(김태리 분)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분), 은숙(진기주 분)과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일본의 동명 만화 원작으로 했으며, 일본에서도 영화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다.

20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는 임순례 감독, 배우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가 참석해 작품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임 감독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회사에 갔다가 밤늦게 들어오고, 매일 쉴 시간 없이 피곤한 모습이 다들 너무 비슷하다. 지하철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면 하나같이 지치고 피곤하다"며 "그래서 조금 다르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환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특히 그는 "한국 영화는 너무 큰 대작 위주로 제작되고 있다. 소재가 자극적이고 화려하고 스피디한 블록버스터다"라고 꼬집으며 "조용하고 잔잔한 영화도 관객에게 또 다른 의미를 줄 수 있다. 그래서 작은 영화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김태리+자연+요리' 삼박자가 만들어낸 마음의 쉼터 '리틀 포레스트'
두 계절씩 나누어 개봉된 일본 영화와 달리 한국의 '리틀 포레스트'는 한 편에 사계절을 모두 담아냈다. 지난해 1월 겨울부터 10월 가을까지 아름다운 사계절 풍광을 담기 위해 4번의 크랭크인과 크랭크업을 거듭하며 1년에 달하는 긴 여정을 마쳤다.

김태리는 극 중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취업준비생 혜원 역으로 열연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혜원의 감정도 함께 변화해 사계절이 담긴 김태리의 연기를 맛볼 수 있다.

김태리는 "'리틀 포레스트'는 '아가씨' 이후 가장 하고 싶던 시나리오였다. 어떤 분들은 촬영 기간 1년이 아깝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 영화에 참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영화가 가진 힘으로 나 자신이 힐링 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작할 때부터 환경친화적인 뉘앙스가 많이 풍겼다. 현장에서 많은 걸 배우고 경험했다"며 "개인적으로 많이 변화했다. 공부라기보다는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변한 것 같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영화에는 막걸리, 김치전, 콩국수, 떡볶이, 나물 파스타, 오코노미야끼, 꽃 튀김 등 예술 작품과 같은 음식들이 대거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영화의 힐링 포인트이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식 장면을 위해 김태리는 요리 과정을 직접 배우고 완벽히 소화해냈다.
'김태리+자연+요리' 삼박자가 만들어낸 마음의 쉼터 '리틀 포레스트'
임 감독은 "요리 선정이 굉장히 중요했다. 극 중 계절, 정서, 관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설정했다"며 "한국 정통 요리부터 젊은 층도 좋아할 수 있는 음식들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태리는 "혜원이에게 요리는 정말 특별하다. 너무 프로처럼 보여서도 안 되고 야무지게 자기 나름의 요리를 개발해서 먹으려는 친구라 그런 점이 잘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봄을 그린 장면에선 꽃향기가, 여름엔 따가운 햇살이, 가을엔 선선한 바람이 실감 나게 느껴진다. 시골 소녀 혜원이 자전거를 타고 꽃길을 달리면 관객 또한 저절로 힐링이 되는 것만 같다.

중간중간 자연을 담은 장면이 다소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빠른 화면 전환으로 지루함을 덜어냈다.

임 감독은 "대부분 사람들은 남의 시선, 눈치를 많이 본다. 또한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는 걸까', '내 생각이 맞는 걸까' 회의감을 가지고 불안해한다"며 "'리틀 포레스트'를 보는 100분 동안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모두가 편안함을 얻어 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리틀 포레스트'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 사진 = 최혁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