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남자 2인승 경기에서 관람객들이 KT의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영상 중계 기술 ‘싱크뷰’를 체험하고 있다. 평창=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지난 19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남자 2인승 경기에서 관람객들이 KT의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영상 중계 기술 ‘싱크뷰’를 체험하고 있다. 평창=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지난 19일 밤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봅슬레이 2인승 경기가 열린 강원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한국의 원윤종, 서영우 선수 팀이 4차 주행에서 캐나다를 제치고 49.15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자 관중들이 일제히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이때 경기장 상단 대형 전광판에는 KT의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중계 기술 ‘싱크뷰’로 찍은 하이라이트 영상이 떴다. 구불구불한 트랙을 내려오는 모습을 선수 시점에서 찍은 영상으로, 최고 시속 150㎞에 이르는 봅슬레이 경기의 속도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KT는 이날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세계 최초 5G 기반 중계 기술 싱크뷰를 선보였다. KT가 자체 개발한 싱크뷰는 봅슬레이 썰매에 초소형 무선 카메라와 5G 통신 모듈을 부착해 고화질 영상을 중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썰매 앞부분에 장착한 카메라를 통해 선수 시점에서 현장감 있는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썰매에 실시간 중계 카메라를 장착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으나 모듈 소형화·경량화에 어려움을 겪으며 실제 적용에는 실패했다. 반면 KT는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장착에 성공했다. 5G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실시간 중계 서비스는 싱크뷰가 세계 최초라는 게 KT의 설명이다.

5G 덕분에 기존 실시간 중계 기술보다 높은 화질의 영상을 시차 없이 볼 수 있는 것도 차별점이다. 5G는 최고 속도가 20Gbps에 달해 이전 세대인 LTE에 비해 20배 빠르고 같은 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용량도 100배 늘어났다. 지연 시간이 0.01초에 불과해 이동 중에도 모바일 기기에서 화면 끊김 없이 원활하게 중계를 볼 수 있다.

같은 날 KT가 슬라이딩센터 근처에 마련한 전시관을 방문해 싱크뷰를 적용한 봅슬레이 썰매 시제품을 만져 볼 수 있었다. 썰매 앞부분에 달린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카메라(38×29×35㎜)와 내부에 장착된 비슷한 크기의 통신 모듈이 눈에 들어왔다. 무게도 둘을 합쳐 150g으로 가벼웠다.

현장에서 만난 김형준 KT 평창올림픽 추진단장(전무)은 “싱크뷰 기술을 완성하는 데 기획과 기술 개발을 합쳐 총 4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와 통신 모듈의 소형화와 경량화를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며 “모듈을 경기에 방해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수십 차례 형태를 변경했다”고 했다. 싱크뷰 모듈은 국제봅슬레이연맹(IBSF)과 협의해 이번 올림픽 봅슬레이 참가국의 모든 썰매에 설치됐다.

싱크뷰 영상은 아직 경기장 내부 전광판에만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조만간 방송 중계에서도 싱크뷰 영상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김 단장은 “지상파 중계 방송에도 싱크뷰 영상을 내보내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봅슬레이처럼 빠른 속도를 내는 종목의 속도감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어 시청자들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것”이라고 했다.

KT는 싱크뷰 기술을 스켈레톤 등 다른 종목에도 적용하고 앞으로는 일반 이용자도 홈페이지에 접속해 실시간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추후 가상현실(VR) 영상도 지원해 직접 선수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평창=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