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약 9조원의 자금이 들어 있는 중국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2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중국 주식형펀드는 최근 한 달간 평균 5.07%의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 전체 평균(-4.35%)보다 손실 폭이 크다. 154개 중국 펀드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주펀드(ETF)인 ‘KODEX China H레버리지’ ‘KB 중국본토A주 레버리지’ 등은 10% 넘는 손실을 봤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진 이후 중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게 수익률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H지수는 이달 들어 각각 8.09%, 7.89%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미국 뉴욕증시 다우지수보다 두 배 넘게 하락했다.

증권사들이 작년 말까지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 마케팅에 힘을 쏟으면서 중국 펀드 투자가 급증했다. 중국 펀드 순자산 규모는 8조9716억원으로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의 약 30%를 차지한다.

일부 투자자는 2009년과 2015년 중국 펀드 투자 원금이 줄줄이 반토막 난 ‘차이나 쇼크’가 다시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손실을 회피하려는 투자자가 늘면서 중국 펀드에서 최근 1주일 새 114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오는 6월 중국A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 수천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지수에 편입될 대형주의 전망은 밝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증시의 불안 요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우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의 금융 규제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심리 악화와 증시 조정을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