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200만원짜리 돌, 20만원짜리 빗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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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덩이와 빗자루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겨울 스포츠 컬링(curling). 오래 전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빙판 위로 돌을 굴리던 놀이가 스포츠로 발전했다고 한다. 1500년대 대회 개최 기록이 있으니 역사는 500년에 가깝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1998년부터다.
컬링이라는 명칭은 돌이 얼음판 위로 휘어져 나가는 모습을 설명하는 컬(curl)에서 유래했다. 이 경기는 스코틀랜드에서 캐나다로 이주한 사람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대중화됐다. 캐나다에서는 200만 명 이상이 즐기는 국민 스포츠다. 국제경기 규칙을 만든 나라도 캐나다다.
스톤(stone)으로 불리는 납작하고 둥근 돌은 스코틀랜드의 에일서 크레이그라는 무인도에서 나오는 화강암으로 제작한다. 한 귀족 가문이 소유한 이 섬은 철새 보호구역이어서 10여 년 만에 한 번씩만 화강암을 채취할 수 있다. 여기서 나오는 돌은 영국의 케이스라는 회사가 독점하고 있다.
이 화강암은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돌로 유명하다. 옅은 푸른색을 띠기 때문에 ‘블루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습도에 강해 빙판에서 오랫동안 사용하기에 알맞다. 최근에는 영국 웨일스 지방에서 캔 화강암을 사용하기도 한다. 웨일스산 돌로 스톤을 제작하는 회사는 캐나다 컬링스톤컴퍼니다.
스톤 무게는 19.96kg을 넘지 않아야 한다. 가격은 최고 200만원. 국제대회에 쓰이는 스톤 한 세트(16개)는 3000만원이 넘는다. 단단한 화강암을 정교하게 깎아내는 기술이 필요한 데다 센서가 부착된 전기손잡이까지 달려 값이 비싸다.
컬링 빗자루인 브룸(broom)은 스톤이 지나가는 곳의 얼음을 닦는 도구다. 초기에는 재질이 옥수수수염이나 가지였으나 말총이나 돼지털, 합성소재로 바뀌었다. 털의 재질에 따라 강하고 약하게 ‘빗자루질’을 조절할 수 있다. 스틱도 요즘은 나무 대신 섬유 유리나 탄소 섬유를 쓴다.
브룸 가격은 20만원 선이다. 여기에 1회용 패드 값이 4만~8만원씩 추가로 든다. 컬링화는 양쪽 바닥의 재질이 각각 다른 짝짝이 신발이다. 쓰임새에 따라 한쪽은 미끄러운 테플론, 다른 쪽은 촘촘한 무늬의 고무를 활용한다. 이 때문에 신발 값도 한 켤레에 30만~40만원 한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에 출전한 나라는 10개국이다. 한국은 랭킹 8위로 하위권이었지만 개막 직후부터 강팀들을 잇달아 꺾으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 1위 캐나다와 2위 스위스, 4위 영국까지 한국 낭자들에게 무릎을 꿇었다. 연습할 장소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장비를 사기 위해 사비를 털어야 했던 고난의 시간 위에서 피워올린 꽃이다. 그래서 더욱 애틋하고 값지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컬링이라는 명칭은 돌이 얼음판 위로 휘어져 나가는 모습을 설명하는 컬(curl)에서 유래했다. 이 경기는 스코틀랜드에서 캐나다로 이주한 사람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대중화됐다. 캐나다에서는 200만 명 이상이 즐기는 국민 스포츠다. 국제경기 규칙을 만든 나라도 캐나다다.
스톤(stone)으로 불리는 납작하고 둥근 돌은 스코틀랜드의 에일서 크레이그라는 무인도에서 나오는 화강암으로 제작한다. 한 귀족 가문이 소유한 이 섬은 철새 보호구역이어서 10여 년 만에 한 번씩만 화강암을 채취할 수 있다. 여기서 나오는 돌은 영국의 케이스라는 회사가 독점하고 있다.
이 화강암은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돌로 유명하다. 옅은 푸른색을 띠기 때문에 ‘블루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습도에 강해 빙판에서 오랫동안 사용하기에 알맞다. 최근에는 영국 웨일스 지방에서 캔 화강암을 사용하기도 한다. 웨일스산 돌로 스톤을 제작하는 회사는 캐나다 컬링스톤컴퍼니다.
스톤 무게는 19.96kg을 넘지 않아야 한다. 가격은 최고 200만원. 국제대회에 쓰이는 스톤 한 세트(16개)는 3000만원이 넘는다. 단단한 화강암을 정교하게 깎아내는 기술이 필요한 데다 센서가 부착된 전기손잡이까지 달려 값이 비싸다.
컬링 빗자루인 브룸(broom)은 스톤이 지나가는 곳의 얼음을 닦는 도구다. 초기에는 재질이 옥수수수염이나 가지였으나 말총이나 돼지털, 합성소재로 바뀌었다. 털의 재질에 따라 강하고 약하게 ‘빗자루질’을 조절할 수 있다. 스틱도 요즘은 나무 대신 섬유 유리나 탄소 섬유를 쓴다.
브룸 가격은 20만원 선이다. 여기에 1회용 패드 값이 4만~8만원씩 추가로 든다. 컬링화는 양쪽 바닥의 재질이 각각 다른 짝짝이 신발이다. 쓰임새에 따라 한쪽은 미끄러운 테플론, 다른 쪽은 촘촘한 무늬의 고무를 활용한다. 이 때문에 신발 값도 한 켤레에 30만~40만원 한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에 출전한 나라는 10개국이다. 한국은 랭킹 8위로 하위권이었지만 개막 직후부터 강팀들을 잇달아 꺾으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 1위 캐나다와 2위 스위스, 4위 영국까지 한국 낭자들에게 무릎을 꿇었다. 연습할 장소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장비를 사기 위해 사비를 털어야 했던 고난의 시간 위에서 피워올린 꽃이다. 그래서 더욱 애틋하고 값지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