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던전이 단일팀의 마지막 경기…경기 뒤 남북 선수들 진한 포옹
머리 감독, 北 박철호 감독도 눈시울 붉힌 채 선수들과 인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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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팀 코리아!"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은 똑같은 구호로 스웨덴전을 시작했다.

한목소리로 팀 코리아를 외치고 스틱으로 빙판을 두드렸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가장 긴 여운을 남긴 소리다.

이 장면은 5경기째 반복됐다.

이제는 익숙한 장면이다.

하지만 20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 평창올림픽 7∼8위 결정전에서의 외침은 더 특별했다.

이 경기를 '새로운 시작'이라고 평가하는 외부 목소리가 있지만, 선수들은 "마지막"을 이야기했다.

스웨덴과 7∼8위 결정전은 이번 단일팀의 마지막 경기였다.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회장이 "2020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남북 단일팀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지만, 누구도 남북 아이스하키의 재결합을 장담할 수 없다.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다.

단일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틈날 때마다 함께 사진을 찍고, 더 자주 대화하는 이유다.

단일팀 선수들은 '특별한 마지막 경기'를 더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자 힘을 모았다.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도 똑같은 하얀 점퍼를 입고, 관람석에서 응원했다.

북한 선수 중에는 김은향이 3라인에서 최유정, 한수진, 박예은, 김세린과 호흡을 맞췄다.

4라인에는 북한 김향미와 황충금, 한국 조수지, 고혜인, 이연정이 나섰다.
"하나 둘 셋, 팀 코리아"… 단일팀의 마지막 구호와 눈물
아이스링크 위에서는 남과 북의 경계선이 없었다.

북한 박철호 감독이 한국 최지연에게 작전 지시를 하는 장면이 보였다.

1피리어드에서 박종아의 패스를 받은 한수진이 득점하자, 링크 안과 밖의 북한 선수들도 소리치며 기뻐했다.

관중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장관을 연출했다.

마지막 슛도 남북 합작품이었다.

3피리어드 종료 1분여를 남기고 북한 김향미가 한국의 박종아에게 패스했다.

박종아의 슛은 스웨덴 골리에 막혔지만,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단일팀 구성은 '타의'였다.

단일팀 합의로 출전 시간 등에 손해를 본 한국 선수도 있다.

하지만 단일팀 선수들은 '자의'로 작은 통일을 이뤘다.

1월 25일 처음 만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조직력을 끌어올렸다.

경기력 이상으로, 남북 선수단의 우정도 깊어졌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북한 황충금이 한국 최지연에게 달려와 안겼다.

둘은 꽤 오래, 진하게 포옹했다.

곧 단일팀 선수들은 아이스링크 가운데로 모여 원을 만들었다.

"하나 둘 셋, 팀 코리아!"

단일팀의 마지막을 알리는 구호가 관동하키센터를 가득 채웠다.

새러 머리 감독과 북한의 박철호 감독, 단일팀 선수 모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단일팀 선수들이 링크를 떠난 뒤에도 '팀 코리아'의 여운은 길고 짙게 남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