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활강에서 금메달…본은 동메달
데뷔 첫 월드컵 우승, 지난해 3월 정선에서 달성
'우상' 본 제친 고지아,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소피아 고지아(26·이탈리아)에게 강원도 정선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제2의 고향이다.

데뷔 첫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우승을 정선에서 이뤘던 그는 1년 만에 올림픽 챔피언 자리까지 올랐다.

고지아는 21일 강원도 정선군 정선 알파인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에서 1분 39초 22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 랑힐드 모빈켈(노르웨이·1분 39초 31)에는 불과 0.09초 앞섰고, '스키 여왕' 린지 본(미국·1분 39초 69)도 3위로 밀어냈다.

2013-2014시즌 월드컵에 데뷔한 고지아는 2016-2017시즌 처음으로 시상대에 올라가기 시작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그의 스키 인생은 정선에서 뒤바뀌었다.

고지아는 2017년 3월 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정선 알파인센터에서 열린 FIS 알파인스키 월드컵에서 활강과 슈퍼대회전을 연달아 제패했다.

당시 우승의 기쁨을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표현했던 고지아는 이번 시즌 세계 정상급 활강 선수로 도약했다.
'우상' 본 제친 고지아,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2번의 우승과 2번의 준우승을 거둔 그는 시즌 활강 랭킹 1위를 유지하며 평창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다.

그리고 이날 완벽한 경기로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건 고지아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여자 스키선수'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다.

고지아는 "작년에 여기서 처음 우승했을 때 위대한 선수들과 함께 경기한다는 게 얼마나 영광스러운지 알았다"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다.오늘은 내가 린지 본에게 이겼지만, 그는 내가 수많은 순간 지켜본 선수"라고 말했다.

월드컵 통산 81승으로 여자 선수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본은 고지아를 포함해 수많은 스키선수의 우상이다.

고지아는 "언젠가는 본처럼 최고의 자리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여전히 활강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별명이 아직 폭발하지 않은 화산인데) 오늘은 정말 폭발할 것 같은 기분"이라며 웃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일어난 고지아는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1년 전과 마찬가지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고는 박수를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