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EV)와 차량 공유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석유 수요가 2030년대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영국의 석유 대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CNBC방송 등에 따르면 BP는 이날 발표한 연례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가솔린이 필요하지 않은 EV 보급과 연비 성능 향상으로 수송 분야 석유 수요가 감소하고, 태양광 발전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수요가 확대하는 등 에너지 구성이 크게 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BP 예측에 의하면 석유 수요는 2015년 하루 9500만 배럴에서 2035년 약 1억1030만 배럴로 16% 늘어날 전망이다. 이 해에 수요가 정점을 찍고 2040년에는 약 1억940만 배럴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BP는 이에 따라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석유는 2016년 33%에서 2040년 27%, 석탄은 28%에서 21%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가스는 2%포인트 상승한 26%,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비화석연료는 11%포인트 상승한 26%가 될 전망이다.

BP는 2016년 자동차의 총주행거리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몫이 거의 제로(0) 수준이었지만 2040년에는 약 3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EV 보급 대수도 현재의 300만 대에서 2040년 3억2000만 대로 비약적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억 대로 예상되는 2040년의 전체 자동차 보급 대수 가운데 약 15%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 BP가 제시한 시나리오다.

자율주행차가 2020년대 초부터 시판되겠지만 초기 판매 가격이 높은 탓에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가 대부분 사들이게 될 것이라고 BP는 예측했다.

이와 함께 EV는 유지비가 낮은 만큼 공유 서비스에 활용되는 자동차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를 바탕으로 EV의 평균 주행거리는 휘발유차 및 디젤차의 2.5배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BP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2035년의 EV 보급 대수를 1억 대로 예상한 바 있다. 올해 보고서는 같은 연도를 기준으로 한 전망치를 1억8000만 대로 높게 잡았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