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정책기획위원회에 ‘조세·재정 정책의 근본적 혁신안’을 마련해줄 것을 주문했다. 보유세 인상 등 증세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정부 정책의 지향점은 조세와 재정에서 드러난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조세·재정 정책의 근본적 혁신안을 마련하는 것도, 그리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것도 모두 우리 국민의 역량, 지혜, 열정을 모아가는 일이 돼야 한다”며 “조세·재정 정책의 혁신이 지향하는 것도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눈높이에 맞는 공평하고 정의로운 조세 정책이어야 한다”며 “한국 사회가 직면한 저성장과 양극화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는 보유세 인상, 주택 임대소득 과세 강화, 소득세 면세 대상 축소 등 세제개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한 것이란 해석이다. 이를 위해 정책기획위는 오는 26일 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가동하기로 했다. 재정개혁특위의 핵심 과제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 의지를 드러낸 보유세를 포함한 부동산 과세 체계 개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개혁특위는 세제·재정 전문가와 시민단체 및 경제단체 관계자, 학계 인사 등을 포함해 위원 30명으로 구성된다. 특위 위원장은 정해방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개혁특위에서 논의된 내용은 오는 8월께 정부가 발표할 중장기 조세정책방향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르면 9월 정기국회에서 관련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는 정해구 위원장과 위원 82명,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반장식 일자리수석, 홍장표 경제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