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대표 예방 수용
"김영철 방한 안된다" 한목소리
바른미래당의 두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를 먼저 찾았다. 유 공동대표는 지난해 11월 바른정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에도 취임 인사차 한국당 당사를 예방할 계획이었지만, 홍 대표가 “바른정당은 배신자 집단이니 정당으로 보지 않는다”고 거절하면서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으로 재창당한 후에는 홍 대표와 유 공동대표 간 면담이 성사됐다.
홍 대표와 유 공동대표는 지난 앙금을 해소하지는 못했지만,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참석하는 문제를 놓고는 한목소리를 내며 야권 정책 공조 가능성을 내비쳤다. 홍 대표는 “김영철이 한국에 오는데 언론에서는 방한이라고 하지 않고 방남이라고 한다. 어떻게 그것이 방남인가”라며 “김영철 방한을 국민감정상 용납 못한다”고 주장했다. 유 공동대표도 “저는 일관되게 방한이라는 말을 써왔고,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철 방한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며 “문재인 정부 무능에 힘을 합칠 때는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양측은 개헌 국민투표 시기를 놓고는 이견을 보였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 때 개헌을 같이하면 정권 심판 이슈는 사라지게 된다”며 “같은 야당이지만 (바른미래당과) 생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반면 박 공동대표는 “국민 기대가 높은데 자꾸 개헌이 미뤄지고 있다. 가급적 빨리 내용에 대한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양측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대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 다.
바른미래당 두 공동대표가 추미애 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는 김영철의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두고 서로 충돌했다. 유 공동대표는 “제재 대상인 김영철이 대표단 단장으로 오는 것은 정말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했고, 추 대표는 “자칫 남남 갈등으로 비칠 수 있는 일은 우리가 서로 삼가야 할 때”라며 “더는 논쟁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홍 대표와 유 공동대표가 서로 불편한 관계인 것은 맞지만 대여 공세를 위해 부분적으로 협력할 가능성이 많다”며 “적어도 북한 이슈에서만큼은 민주당이 민주평화당과 공조하고, 한국당이 바른미래당과 공조해 대결하는 2 대 2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