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갤럭시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갤럭시S9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갤럭시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갤럭시S9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신규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9'을 공개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갤럭시S9이 전작인 갤럭시S8을 웃도는 판매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모바일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개막 하루 전인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신제품 공개행사를 열고 갤럭시S9을 선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갤럭시S9에 대해 외형적으로는 갤럭시S8과 큰 차이가 없지만 카메라 기능과 증강현실(AR) 기능 강화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갤럭시S9은 카메라 전용 메모리를 탑재해 초당 960장을 촬영할 수 있는 슈퍼 슬로모션 촬영 기능을 구현했고, 두 개(F1.5/2.4값)의 가변 조리개를 활용해 저조도 촬영 성능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카메라를 중심으로 한 변화 시도가 돋보이는 비주얼 세대를 위한 폰"이라고 정의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능면에서 갤럭시S8의 디스플레이와 빅스비, 갤럭시노트8에서 선보인 듀얼카메라·슬로모션·AR 이모지 등을 더해 기능을 갤럭시S9에서 완성하는 방향이 나타났다"며 "지난해 신기술을 도입했다면 올해는 이를 보다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갤럭시S9의 연간 판매량은 전작인 갤럭시S8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될 전망이고, 고성능 스마트폰 보급 증가로 교체주기가 길어지고 있는 만큼 갤럭시S4(누적 7000만대)과 같은 히트작에 버금가는 성과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원재 연구원은 "갤럭시S9의 출하량 시장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약 4500만~5000만대 수준으로 형성됐다"며 "1분기 출하량은 갤럭시 S8, 갤럭시8+를 소폭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9의 올해 연간 판매량은 갤럭시S8보다 17% 증가한 4200만대로 추정된다"며 "애플의 '아이폰텐(아이폰X)' 판매 부진과 후발 경쟁사의 신규 출시가 적은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판매는 양호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경쟁작 부재에 따른 경쟁강도 약화, 2년마다 돌아오는 갤럭시S 홀수 시리즈 교체주기 도래와 삼성전자의 프로모션 강화가 변수로 작용해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MWC 2018은 화웨이, 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의 신규 스마트폰 공개가 없어 갤럭시S9의 독무대가 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비교적 낮은 판매량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9 판매가 예상 외의 호조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갤럭시S9 판매 호조 수혜주로는 듀얼카메라와 SLP(substrate like PCB) 기판을 모두 공급하는 삼성전기가 꼽히고 있다.

권성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PCB(인쇄회로기판)는 지난해 말, 카메라 모듈 관련 부품은 지난 1월부터 양산에 돌입한 돌입한 것으로 파악되고, 이를 모두 충족하는 부품 업체는 삼성전기"라며 "1분기부터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고, 이벤트가 크게 없는 상황에서 (주가에)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9 출시로 삼성전기·파트론·대덕전자·대덕GDS·와이솔 등 관련 부품업체들의 실적이 1분기 이후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며 "관심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갤럭시S9 사전 예약 판매를 실시하고 다음달 16일 국내에서 공식 출시한다. 출고가는 '갤럭시S9(64GB 기준)'이 95만7000원, '갤럭시 S9+(64GB)'가 105만6000원이다. '갤럭시 S9+(256GB)' 모델의 경우 115만5000원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