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6개월 만에 ‘국가정보원 댓글부대’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국정원 지휘부 3명 등 6명을 구속 기소하고 외곽팀장 등 2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이 같은 내용의 ‘국정원의 사이버 외곽팀 수사 의뢰 사건 종합 수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해당 수사는 지난해 8월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수사 의뢰를 받아 시작됐다. 수사 결과는 이명박 정부 시절의 국정원이 인터넷 등에서 정권에 반대하는 인사·세력에 대한 비판 활동을 벌이며 여론 조작을 했다는 것이 골자다. 검찰은 국정원이 온라인 여론조작을 위해 일명 ‘외곽팀’을 조직하고 63억원의 활동비를 국고로 지급했다고 발표했다. 국정원 지휘부부터 전 청와대 행정관,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 간부, 이명박 전 대통령 팬클럽 회장 등 의혹에 가담한 이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정원 댓글수사' 30명 기소… 6개월 만에 마무리
구속기소된 국정원 지휘부는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 등이다. 이들에게는 직무 범위를 벗어난 명목으로 국가 예산을 지출한 혐의(국고 손실)가 적용됐다. 당시 국정원을 이끌었던 원세훈 전 원장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원 전 원장은 이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또 심리전단 파트장 2명과 과거 원 전 원장 재판에서 허위증언을 한 심리전단 소속 국정원 직원 1명도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심리전단 소속 국정원 직원 5명과 사이버 외곽팀장으로 활동한 일반인, 양지회 전·현직 간부 17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모두 인터넷 게시글과 트위터 등에 정치에 관여하거나 선거활동을 한 혐의가 적용됐다. 2012년 대선 당시 ‘댓글 사건’을 촉발한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도 위증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수사 결과를 보면 2009년 2월 부임한 원 전 원장이 정권에 반대한 인사나 세력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해 비판 활동할 것을 지시하고 직접 사이버 외곽팀을 편성하면서 범죄가 시작됐다. 원 전 원장이 국정원에서 퇴직한 직원을 활용해 온라인 논객을 확대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양지회가 국정원의 외곽팀으로 활용됐다. 또 외곽팀의 인원과 활동비가 세 배로 확대되면서 이 전 대통령 팬클럽 관계자 등 보수·우파 논객도 외곽팀장으로 영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 심리전단은 외곽팀을 관리하면서 주요 현안별로 특정 사이트의 여론 점유율 변화 추이를 분석하는 등 조직 운영 실적을 점검하며 활동비를 지급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