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자매들의 뜨거운 눈물' 평창 올림픽 감동의 순간 Top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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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 폐막 (2)
지난 9일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 뜨겁게 타오르던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화가 꺼졌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평창올림픽은 특히 남북단일팀과 북한 응원단의 참가로 화해와 화합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대한민국은 안방에서 30년 만에 열린 올림픽인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획득해으며 17개의 메달을 가져오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2010년 밴쿠버 대회(금 6·은 6·동 2)를 훨씬 뛰어넘는 한국의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이다.
메달 갯수로는 가늠할 수 없는 평창올림픽 감동의 순간들을 모아봤다.
◆ 다시 보고 싶은 평창의 감동 순간 Top 5
1.컬림 붐 일으킨 주역 '의성 팀 킴' 평창올림픽 개막 전에는 누구도 여자 컬링팀에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 정상의 강호들을 잇따라 격파하며 결승까지 진출한 '의성 컬링 자매들'은 K-팝 스타 못지 않은 구름같은 팬들을 몰고 다니며 그 인기를 짐작케 했다.
공교롭게도 감독을 비롯한 출전 선수 전원이 김 씨 성을 가진 덕분에 ‘팀 킴’이라 불리게 된 여자 컬링팀은 2주 동안 대한민국을 '컬링의 마법'에 빠지게 했다.
친자매와 친구들로 이루어진 무명의 시골 소녀들은 아쉽게 결승전서 스웨덴에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지만 한국 스포츠의 새 역사를 기록했다.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경기에만 집중했던 이들의 경기 과정 중 ‘안경선배’ 김은정의 무표정한 얼굴과 그가 자주 부르던 이름 ‘영미∼’는 수많은 패러디물을 양산시켰다.
외신들도 우리 '컬링 자매'들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미국 타임지는 “린지 본(미국의 스키 스타)은 잊어라. 평창 올림픽의 진정한 록 스타는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다”고 소개했다.
2. 이상화 고다이라 '국경을 뛰어넘는 우정'에 세계가 감동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를 마치고 은메달이 확정된 순간, 이상화는 한동안 트랙을 떠나지 못했다.
부상으로 인해 좌절을 겪었던 이상화가 기쁨과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을때 금메달리스트 고다이라 나오(일본)는 그에게 다가와 안아줬다.
두 선수는 주니어 시절부터 1위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서로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승패도, 국적도 없었던 이들의 아름다운 우정에 세계가 감동했다. 서로를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두 빙속 여제의 아름다운 우정이야말로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
이번 올림픽 무대가 마지막이라고 말했던 이상화는 경기 이후 기자회견에서 "능력이 있다면 올림픽까지는 아니더라도 1~2년 더 뛰겠다"며 평창올림픽이 끝이 아님을 명확히 했다.
3.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 이승훈 "진정한 선배"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스타 이승훈이 보여준 투혼과 열정도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승훈은 5000m를 시작으로 1만m, 팀 추월, 매스스타트까지 올림픽 기간 무려 37.4㎞나 되는 살인적인 레이스를 펼쳐 박수를 받았다.
1만m에서는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으며 팀추월에서는 동생 두 명을 이끌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울러 이번 올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에서 초대 올림픽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3차례 올림픽에 참가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를 획득한 이승훈은 인터뷰에서도 후배선수를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국민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등 노련한 말솜씨로 호평 받았다.
이승훈은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언론 인터뷰에서 노선영이 폭로한 특혜훈련 논란에 대해 "쇼트트랙 코스에서 훈련해야 해서 그렇게 했지만, 그런 훈련이 다른 동료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노선영에게 우회적으로 사과했다.
아울러 "내가 해외에 나가서 전지훈련을 했으면 차라리 괜찮았을까’라고도 생각했다"면서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동료들에게 상처 주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훈련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특히 평창올림픽 기간 내내 뒤에서 봉사해준 자원봉사자들의 노고 또한 잊지 않고 챙기는 넉넉한 여유를 보여줬다.
빙속 사상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5개의 메달을 수집하며 살아 있는 전설이 된 이승훈은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지난해 결혼식 이후 미뤄뒀던 신혼여행을 갈 예정이다.
4. 민유라-겜린 '빙판 위에 울려퍼진 아리랑'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가 올림픽 무대를 '아리랑'으로 장식하며 감동을 줬다.
20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 댄스에서 민유라-겜린 조는 '아리랑'에 맞춘 환상의 프리 댄스로 20팀 가운데 18위에 올랐다.
이날 민유라-겜린의 프리 댄스 연기는 한복을 변형한 의상을 입고 소향의 '홀로 아리랑'에 맞춰 성적 이상의 감동을 주는 연기를 펼쳤다.
'홀로 아리랑'을 선택할 때 우리나라의 전통 민요인 아리랑이 외국 심판들에게 익숙한 선율이 아니기 때문에 불리할 수 있다며 코치마저도 만류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한복 의상이 등장한 것도 민유라-겜린이 처음이다.
미국 출신의 겜린 선수는 파트너였던 재미교포 민유라가 한국 국적을 택하면서 자신도 지난해 7월 귀화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하지만 훈련상황이 녹록치만은 않았는데 민유라는 지난 21일 JTBC ‘뉴스룸’과 화상 인터뷰에서 "나는 강아지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알렉산더는 아이들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낸다"고 말했다. 1억원에 달하는 연간 훈련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는 "코치들 페이가 있고, 호텔 같은 거, 비행기표 이런 게 많이 든다"며 설명했다.
이후 아이스댄스 대표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을 격려하기 위한 후원금이 모아졌고 26일 오전까지 총 10만6156달러가 모였다.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감동을 주는 연기를 은반 위에서 펼친 민유라-겜린 선수의 열정에 국민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5. 1만7500명 자원봉사자 '미소와 친절은 금메달'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던 데에는 1만75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의 묵묵한 노력이 있었다.
25일 대한민국 정부 대표 트위터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1만7500여명의 자원봉사자 여러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의 이름으로 만든 땡큐 포스터가 공개됐다.
1만7500여 명의 자원봉사자 이름이 빼곡하고 담긴 이 이미지에는 “팀 코리아(Team Korea)”라는 글자와 함께 “자원봉사자 여러분! 당신들이 평창을 빛낸 가장 자랑스러운 국가대표입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 가운데 80% 이상이 1020세대다. 외국 기자와 선수, 관광객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이들의 미소와 친절을 첫 번째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바흐 위원장은 폐회식에서 한국어로 "자원봉사자 여러분 헌신에 감사합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