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왼쪽)이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왼쪽)이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오랜 숙원이던 근로시간 단축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노동계는 휴일근로수당 할증 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여야 합의안은 위법한 행정지침에 면죄부를 준 데다 주 40시간을 초과한 휴일 노동 시 중복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에도 배치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 환노위에서 노동계에 사전 양해를 구하는 절차가 전혀 없었다”면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연대 여부 등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이날 새벽 환노위 합의 직후 회의장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 개악에 반대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노동계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이 40시간인 점을 들어 근무일에 40시간을 채워 근무한 뒤 휴일에 일할 경우 휴일수당(50%)과 근로수당(50%)을 합쳐 200%의 중복할증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 위원장은 5인 미만 사업장이 노동시간 단축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선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는 노동자와 그렇지 못한 노동자 간에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근로시간 특례업종이 기존 26종에서 5종으로 줄어든 것과 존치 업종에 최소 11시간의 연속 휴식권을 보장키로 한 합의 내용과 관련해선 “법정노동시간의 사각지대가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노동계가 국회가 합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힘에 따라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 등 노·사·정 대화 움직임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민주노총은 앞서 “현행법보다 후퇴한 근로기준법의 국회 입법을 강행할 경우 노사정대표자회의 참여를 재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은지/오형주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