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체보안 시장 1, 2위 업체인 슈프리마와 유니온커뮤니티가 출입 통제 분야에 이어 모바일 분야에서도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슈프리마는 지난해 보급형 스마트폰에 지문인식 알고리즘 ‘바이오사인’을 공급한 데 이어 고급 스마트폰 제품으로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니온커뮤니티는 소형 지문인식 모듈을 출시해 스마트폰에 탈부착할 수 있도록 하고 광학기술을 활용한 액세서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스마트폰 화면으로 지문인식

생체인증을 이용한 출입통제 보안 시장에서 선두업체인 슈프리마는 모바일 생체인증 분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지난해 생체인증기술이 적용된 휴대폰은 8억 대가량 팔렸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생체인증 출입통제 시장의 수십 배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슈프리마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된 생체인증 스마트폰 8억 대 중 슈프리마의 알고리즘(바이오사인)을 이식한 제품 비율이 3%였다”며 “올해 이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슈프리마는 지난해 삼성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J5 등에 알고리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보급형 제품뿐 아니라 고급 제품에도 자사 기술을 공급하기 위해 슈프리마가 내건 무기는 ‘인디스플레이 인증’ 기술이다. 스마트폰 홈버튼에 따로 지문센서를 넣지 않아도 화면 위에 손가락만 얹으면 지문을 인식하는 신기술이다. 중국 휴대폰 제조사 비보(VIVO) 외엔 아직 이 기술을 내장한 스마트폰을 내놓은 곳이 없다. 하지만 2~3년 내 확산될 미래 인증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각국 생체인증 기술업체가 이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강자가 없다.

슈프리마는 지난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인디스플레이 인증 기술을 공개했다. 슈프리마는 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초박막 광학식센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비욘드아이즈에 전략적 투자를 하기도 했다.

보급형 스마트폰으로도 금융거래

유니온커뮤니티는 오는 4월 세계 최대 보안전시회 ‘ISC 웨스트’에서 두께 13.4㎜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광학 지문센서를 공개한다. 유니온커뮤니티는 이 제품을 범퍼케이스 등에 넣어 스마트폰과 연결해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지문인식 기능이 없는 보급형 스마트폰 사용자도 지문을 이용해 금융 거래 등을 할 수 있다. 유니온커뮤니티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지문인식 센서는 정확도나 위조지문 판별 등에 한계가 있다”며 “신뢰도 면에서 우리 제품이 더 우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니온커뮤니티는 지난해 하반기에 처음 공개한 스마트폰용 액세서리 제품 ‘누루고(Nurugo)’ 마케팅도 올해 본격화할 계획이다. 누루고를 스마트폰 카메라 위에 끼우면 일반 카메라가 현미경, 자외선 카메라 등으로 변신한다.

이명훈 유니온커뮤니티 전무는 “누루고를 비롯한 모바일 관련 사업과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하는 출입통제 제품 수출 확대 등으로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20%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2016년 생체인증 출입통제 세계 시장 규모를 2억6230만달러(약 2817억원)로 추산했다. 이 시장에서 슈프리마는 유럽 기업 이데미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유니온커뮤니티는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