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 "표준 감사시간에 기업 규모·업종 등 고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사진)은 “기업에 표준감사시간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규모, 업종, 사업의 복잡성, 지배구조, 내부통제 등 다양한 특성을 고려해 표준감사시간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공인회계사회 세미나에서 “표준감사시간 초안을 3월 중순 공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공인회계사회의 초안을 토대로 시행령을 개정해 입법예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후 의견 청취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표준감사시간이 공표된다. 표준감사시간 제정은 부실 감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감사보수 덤핑 관행과 부족한 감사시간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공인회계사회 산하 자문기구인 표준감사시간위원회는 기업의 다양한 특성을 적용한 4개 그룹을 꾸려 표준감사시간을 제시하는 그룹별 접근법과 그룹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외부감사인과의 협의를 통해 적정 감사시간을 정하는 개별 접근법을 동시에 시행할 계획이다. 표준감사시간이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은 조정 신청을 할 수 있는 표준감사시간 조정신청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회계감사시간을 늘리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연말 결산 시기에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미리 상시적으로 감사하는 ‘연중 감사’를 독려할 것”이라며 “국회와 관계부처가 논의 중인 탄력근무제도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고경영자(CEO)들이 외부감사 정보를 충분히 활용해 주주와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한국은 현대카드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회계법인과 소통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며 “회계감사를 대하는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