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줄 알았던 컴캐스트와 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전이 다시 시작됐다. 미국 최대 케이블TV 업체인 컴캐스트가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 인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컴캐스트는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주당 12.5파운드에 스카이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컴캐스트가 제시한 인수대금은 지분 100%를 기준으로 220억파운드(약 33조원)에 달한다.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폭스가 앞서 제시한 주당 10.75파운드보다 16% 높은 가격이다.

이미 스카이 지분 39%를 보유한 폭스는 나머지 지분 61%도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영국 규제 당국이 머독의 언론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이유로 승인을 1년 반 이상 미루고 있다. 스카이 측에서도 폭스가 제시한 인수가격이 너무 낮다는 불만이 나왔다.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 대표는 “유럽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스카이 인수를 결정했다”며 “영국 당국의 승인을 받을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컴캐스트의 스카이 인수 제안은 디즈니의 폭스 콘텐츠 자산 인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디즈니의 폭스 인수 조건이 변하면서 폭스가 디즈니에 위약금 15억3000만달러(약 1조6500억원)를 물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디즈니는 지난해 12월 스카이 지분 39%를 포함한 폭스의 콘텐츠 자산(부채 포함)을 총 661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폭스는 39%의 지분을 디즈니에 넘겨주고 61%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지배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스카이 지분은 디즈니에도 매력적인 자산이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23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한 스카이는 디즈니가 유럽 시장에 침투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