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총수 지정에 영향 줄 듯…네이버 "원래 계획했던 매각"

네이버 창업주 겸 주요 주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1천500억원대의 자사주를 매각해 자신의 지분율을 3%대로 낮췄다.

네이버는 28일 공시를 통해 이 GIO가 시간 외 매매를 통해 주식 19만5천주를 매각해 그의 지분율이 종전 4.31%에서 3.72%로 줄었다고 밝혔다.

매각 주식은 전날 종가인 80만4천원보다 낮은 주당 77만2천644원에 거래됐으며, 모두 1천506억6천580만원 어치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GIO가 개인적 사정으로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안다.

원래 계획했던 바에 따른 처분으로 알고 있으며 자세한 목적은 회사가 따로 밝힐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GIO는 작년 8월에도 11만주(818억3천890만원 어치)를 처분해 자신의 지분율을 4.64%에서 4.31%로 줄인 바 있다.

이번 매각은 올해 5월 예정된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총수(동일인) 지정과도 연관된 사안이라 여파가 주목된다.

작년 9월 공정위는 이 GIO를 네이버의 총수로 지정하며, 그 근거로 이 GIO가 4%대 지분의 개인 최대 주주로 영향력이 크고 이사회 멤버로 경영에 직접 관여한다는 사실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GIO는 앞서 지난 26일 사내이사 임기를 끝나는 다음달 이사회를 떠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이 GIO가 지분율을 3%대로 낮추고 사내이사도 그만둔 만큼 그가 여전히 네이버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지를 두고 공정위의 고심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는 이에 관해 "해당 지분 매각은 동일인 지정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GIO 측은 작년 9월 공정위 지정에 앞서 "회사 지분이 적고 전문경영인에 불과하다"며 네이버를 KT나 포스코 같은 '무(無)총수' 대기업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총수가 되면 자신과 친족이 소유하는 기업에 '일자리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등 법적 책무가 종전보다 훨씬 더 무거워진다.

이 GIO는 총수 지위 때문에 작년 10월 국정감사에도 직접 출석해 '뉴스 부당 배치' '댓글 조작 의혹' 등 네이버 논란에 관한 질타를 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