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5일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에다 계속 이어진 100회 가까운 여진은 포항 시민의 일상을 바꿔놨다. 생각지도 못한 천재지변으로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과 불안한 마음으로 정상적인 일상을 보내지 못하는 시민이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도 복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자원봉사자와 공직자를 비롯해 무엇보다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서려는 시민의 굳은 의지는 더 안전하고 더 나은 포항을 만들기 위해 ‘하나’로 결집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왼쪽부터)이 지난해 11월24일 지진 피해 이재민이 머무는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관용 경북지사를 안내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이강덕 포항시장(왼쪽부터)이 지난해 11월24일 지진 피해 이재민이 머무는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관용 경북지사를 안내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달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산업화와 근대화를 견인해온 포항의 시민정신이 재난 극복 과정에서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며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도시를 새롭게 건설하고, 내진 공법기준을 강화하는 등 각종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가장 안전한 도시 포항을 일궈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함께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재난 극복 사례가 국가적인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이번 충격으로 침체가 우려되는 지역 경제에 하루빨리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우선 하반기부터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흥해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시작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특별재난형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안전한 도시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우선 지난달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를 열었다. 특별재생 핵심콘텐츠 발굴, 다양한 주체의 자발적 참여 등을 통해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현장 거점으로서 각종 협업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계속되는 여진 속에서 시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지진에 시스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365일 상시 지진대비 체제’도 구축하기로 했다. 자원봉사단체인 ‘사랑의 집짓기 봉사단’의 활동을 ‘포항발 해비타트 운동’으로 확산시키는 등 시민단체를 비롯한 자원봉사자가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 등의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시장은 “포항시가 지진 피해로 인한 수습·복구의 국내 첫 사례인 만큼 재난 극복의 역사를 쓴다는 관점에서 지진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지진생존키트 등을 보급하는 등 시민이 일상생활에서 피부로 느끼고 평상심을 찾을 수 있는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시는 시민들이 정부의 대책을 믿고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루속히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 시장은 “시민의 불편함을 먼저 파악하고 직접 찾아가는 선제적인 행정 서비스를 통해 이재민에게는 재건의 ‘희망’을, 시민에게는 내일의 ‘꿈’을 줄 수 있는 사업을 착실히 추진하겠다”며 “시민이 행복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달려가겠다”고 강조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