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 아닌 추운 3월… 디스플레이 업계, 영업손실·가동률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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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들어 분위기 급반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과 대조
LG디스플레이, 2개월째 적자
24분기 연속 흑자행진에 비상등
삼성디스플레이, 가동률 50%로
이익 전망치도 8조서 4조로
중국 BOE, 10.5세대 공장 가동
LCD공급량 늘어 가격 하락
아이폰X 판매 저조도 한 몫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과 대조
LG디스플레이, 2개월째 적자
24분기 연속 흑자행진에 비상등
삼성디스플레이, 가동률 50%로
이익 전망치도 8조서 4조로
중국 BOE, 10.5세대 공장 가동
LCD공급량 늘어 가격 하락
아이폰X 판매 저조도 한 몫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실적이 올 들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2월 2개월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라인 가동률도 올 들어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업체의 증산에 따른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하락과 스마트폰 판매 둔화 등 악재가 겹친 결과다.
1년 만에 뒤바뀐 분위기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1월에 매출 2조원, 영업손실 100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은 2월에도 손실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3월 한 달이 남았지만 1분기 실적도 적자전환하며 2012년 2분기 이후 5년 이상 이어온 분기 영업흑자 행진이 23분기 만에 마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상황이 쉽지 않다. OLED를 독점 공급하는 애플 아이폰X(텐)의 판매량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관련 생산라인 가동률이 함께 떨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달 가동률이 40%에 머물렀다는 추정도 나온다. 증권가에서 8조원까지 내다봤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4조원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부진은 정부 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디스플레이 1월 수출은 20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21억9000만달러)에 비해 7.6% 감소했다.
사상 최고의 업황을 나타낸 지난해와 대조되는 성적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5조4000억원, 매출 34조47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최소 내년까지 어려울 것”
이 같은 실적 반전은 공급과 수요 양쪽에서 악재가 겹친 데 따른 결과다. 우선 공급에서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가 올초부터 10.5세대 공장 가동에 나서며 LCD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대형 LCD 패널 가격은 2월에 전월 대비 3.4% 떨어지며 지난해 6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한 것은 수요쪽 악재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160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 급감했다. 아이폰X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친 것에는 중국 시장 둔화도 영향을 미쳤다. 분기 출하량이 8000만~9000만 대 수준인 삼성디스플레이의 고형(固形) OLED 라인 가동률 역시 60%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악재는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2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차이나스타(CSOT)는 11세대 LCD 라인을 내년 상반기 완공할 계획이다. 폭스콘도 내년 6월 10.5세대 라인을 지으며 LCD 시장에 발을 들인다. 러시아 월드컵 등 일시적인 호재로 LCD 가격이 단기 반등할 수는 있지만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스마트폰 시장도 반등하기 쉽지 않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내구성이 높아지며 8~10개월이던 교체 주기가 18~24개월로 길어진 것이 중국 시장의 수요가 줄어든 주요인”이라며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와 같은 돌파구가 나타나지 않는 한 시장 상황이 바뀌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 전략도 수정되고 있다. LCD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새로운 먹거리인 OLED 투자를 확대하던 기존 방식은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가을부터 충남 아산에 짓고 있는 OLED 공장 A5의 설비투자를 미루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1만5000장 규모의 중소형 OLED 라인 신설을 9개월 이상 연기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1년 만에 뒤바뀐 분위기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1월에 매출 2조원, 영업손실 100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은 2월에도 손실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3월 한 달이 남았지만 1분기 실적도 적자전환하며 2012년 2분기 이후 5년 이상 이어온 분기 영업흑자 행진이 23분기 만에 마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상황이 쉽지 않다. OLED를 독점 공급하는 애플 아이폰X(텐)의 판매량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관련 생산라인 가동률이 함께 떨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달 가동률이 40%에 머물렀다는 추정도 나온다. 증권가에서 8조원까지 내다봤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4조원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부진은 정부 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디스플레이 1월 수출은 20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21억9000만달러)에 비해 7.6% 감소했다.
사상 최고의 업황을 나타낸 지난해와 대조되는 성적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5조4000억원, 매출 34조47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최소 내년까지 어려울 것”
이 같은 실적 반전은 공급과 수요 양쪽에서 악재가 겹친 데 따른 결과다. 우선 공급에서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가 올초부터 10.5세대 공장 가동에 나서며 LCD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대형 LCD 패널 가격은 2월에 전월 대비 3.4% 떨어지며 지난해 6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한 것은 수요쪽 악재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160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 급감했다. 아이폰X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친 것에는 중국 시장 둔화도 영향을 미쳤다. 분기 출하량이 8000만~9000만 대 수준인 삼성디스플레이의 고형(固形) OLED 라인 가동률 역시 60%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악재는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2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차이나스타(CSOT)는 11세대 LCD 라인을 내년 상반기 완공할 계획이다. 폭스콘도 내년 6월 10.5세대 라인을 지으며 LCD 시장에 발을 들인다. 러시아 월드컵 등 일시적인 호재로 LCD 가격이 단기 반등할 수는 있지만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스마트폰 시장도 반등하기 쉽지 않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내구성이 높아지며 8~10개월이던 교체 주기가 18~24개월로 길어진 것이 중국 시장의 수요가 줄어든 주요인”이라며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와 같은 돌파구가 나타나지 않는 한 시장 상황이 바뀌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 전략도 수정되고 있다. LCD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새로운 먹거리인 OLED 투자를 확대하던 기존 방식은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가을부터 충남 아산에 짓고 있는 OLED 공장 A5의 설비투자를 미루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1만5000장 규모의 중소형 OLED 라인 신설을 9개월 이상 연기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