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 물품 공급가를 공개하라는 한국 정부의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자율 경쟁에 위배된 위험한 조치다.”
하템 자키 세계프랜차이즈협회(WFC) 사무국장이 1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 42회 프랜차이즈 서울’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WFC는 1994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45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발전과 권익 보호, 프랜차이즈의 법적 문제 해소 등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자키 사무국장은 최근 한국 정부가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본사가 필수물품 공급가격을 공개해야 한다는 조항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났다. 그는 “프랜차이즈의 본질과 영업비밀에 관련된 것을 대중에 공개하면 매우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조치”라며 “경쟁사가 구매단가, 공급단가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자유시장경제 체제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사한 법을 먼저 시행했던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에는 글로벌 기업이 아예 진출하지 못하거나 기업이 정부를 상대로 줄소송을 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자키 사무국장은 또 “프랜차이즈 본사는 기본적으로 가맹점이 있어야 존재하기 때문에 가맹점이 잘 되길 바라며 상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한국 정부가 협회 등 업계 의견을 경청하고 산업의 특수성에 맞도록 협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박기영 회장 등 협회 임원진, 회원사들과 변보경 코엑스 대표, 손주범 리드사 대표, 해외 프랜차이즈협회 임원, 이동욱 산업통상자원부 중견기업정책관 등 70여명의 국내외 인사들이 참석했다. 2일 오전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박람회장을 찾을 예정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