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공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공통적으로 카메라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9은 초당 960장을 찍을 수 있는 풀HD급 슈퍼 슬로 모션 촬영을 지원해 화제가 됐다. LG전자의 V30S씽큐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촬영 보조 기능으로 카메라 기능 경쟁의 중심에 섰다.

상대적으로 관심은 덜했지만 중저가폰 라인업에서도 프리미엄폰 못지않은 치열한 카메라 기능 경쟁이 펼쳐지는 것을 MWC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젊은 층이 즐겨 쓰는 셀카 기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 신형 중저가폰의 공통점이다.

LG전자는 이번 MWC에서 보급형 스마트폰인 2018년형 K시리즈를 처음 공개했다. 이들 제품은 기존 중저가폰에서 보기 힘든 고성능 카메라와 셀카 특화 기능을 담아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K10(사진)은 LG전자 라인업 중 전면 카메라로는 가장 고성능인 8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해 인물과 배경의 디테일까지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 K8은 카메라 기능을 편리하고 재미있게 쓸 수 있도록 했다.

지문인식 버튼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촬영할 수 있는 기능, 셀카 촬영 시 주먹을 쥐면 이를 인식하고 3초 후 촬영하는 기능 등을 넣었다. 셀카를 즐겨 찍는 젊은 층의 취향을 고려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 전시장에선 셀카를 찍으며 활짝 웃는 관람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가 올 1월 출시한 보급형 단말기 갤럭시A8도 카메라에 힘을 줬다. 갤럭시A8은 전면에 각각 1600만 화소, 800만 화소의 듀얼카메라를 장착해 고화질 셀카를 찍을 수 있다. 듀얼카메라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후면에 주로 들어가는 고급 사양이다. 이를 보급형 단말기 전면에 넣은 것은 그만큼 셀카 촬영 기능을 강조했다는 의미다.

해외 주요 제조사들도 이 같은 추세를 따르고 있다. 소니가 올해 초 공개한 보급형 기기 엑스페리아 XA2 울트라는 80도 화각을 지원하는 전면 1600만 화소 듀얼카메라로 ‘셀피족’을 겨냥했다.

제조사들이 중저가폰에서도 카메라 성능 경쟁을 펼치는 것은 미래 프리미엄폰 고객층인 10대 셀피족의 마음을 끌기 위한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모에 관심이 많고 셀카 촬영을 즐기는 10대 후반~20대 초반 소비자의 약 25%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 부담 탓에 중저가폰을 택한다”며 “프리미엄폰 고객이 될 이들 고객층에서 브랜드 충성도를 쌓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르셀로나=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