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IFC몰에 지난달말 신규 오픈한 자라홈. 사진=조아라 기자
여의도 IFC몰에 지난달말 신규 오픈한 자라홈. 사진=조아라 기자
# 여의도 IFC몰에 자주 방문하던 워킹맘 민유라 씨(35)는 최근 눈이 휘둥그레졌다. 언제부터인가 카페 마마스 등 디저트 브랜드들이 많아지더니 최근에는 란제리 브랜드 오이쇼(OYSHO), 홈데코 브랜드 '자라홈(ZARA HOME)' 등 시선을 끄는 화려한 매장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민 씨는 "IFC몰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100일 아가와 유모차를 끌고 나오기 딱 좋은 곳이 여기"라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몰리는 '청춘상권'에 최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이 몰리고 있다. '자라홈'과 'H&M홈', '무인양품(MUJI)', '미니소' 등 매장들이 가로수길, 신촌, 여의도 등 상권에 눈에 띄게 생겨나고 있다. 최근 젊은이들과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집을 꾸미는 홈퍼니싱(Home Furnishing)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IFC몰은 2012년 개점 이후 최대 규모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유명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대거 들여왔다. 멤버십 고객 구매 및 카드사 데이터 등을 분석해 변화하는 고객들의 쇼핑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IFC몰 관계자는 "신촌, 홍대와 가까운 데다 최근 밤도께비야시장 등 각종 행사로 젊은 고객들이 많아지는 추세와 구매력 높은 여의도 고객 특성을 반영했다"며 "기존 패션 브랜드보다는 홈퍼니싱 시장에 초점을 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높아지고 있는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 니즈를 고려해 '노른자위' L1층 공간에 자라홈, 무인양품을 입점시켰다. 자라의 모회사인 인디텍스그룹이 운영하는 자라홈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홈데코 콜렉션들을 매주 선보일 예정이다. 무인양품은 서울 도심에서 가장 큰 규모로 L1, 2 두 개 층에 약 1131㎡(341평) 크기로 문을 연다.

이외에도 영국 1위 헬스&뷰티 스토어 브랜드인 부츠(Boots), 토탈 뷰티샵 가든준오 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대규모로 유치했다.

또한 젊은 엄마들의 수요를 반영해 키즈 콘텐츠를 강화했다. IFC몰은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과 바로 연결돼 있고,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 편리한 동선으로 이뤄져 있어 '유모차 끌기 좋은 곳'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복합몰인 만큼, 외식·쇼핑·문화생활 한번에 해결할 수 있고, 연휴 기간에도 오픈하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가족 단위 고객들이 적지 않다. 이를 고려해 IFC몰은 리뉴얼시 캐리키즈카페, 테리베리베어, 망고키즈, 맘스존, 대디존 등 키즈 콘텐츠를 강화했다.

IFC몰은 오는 4월까지 총 39 여개의 매장을 순차적으로 입점시킬 계획이다. 현재 90%가량 리뉴얼이 완료된 상태다.
여의도 IFC몰. 유모차를 끌기 쾌적한 쇼핑 공간으로 젊은 엄마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 사진=조아라 기자
여의도 IFC몰. 유모차를 끌기 쾌적한 쇼핑 공간으로 젊은 엄마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 사진=조아라 기자
전통적인 '청춘상권'인 신촌과 가로수길 등지에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이 눈에 띈다. 2014년 스웨덴 생활용품 전문매장 이케아 상륙 이후 '자라홈'과 'H&M홈', '무인양품', '다이소', '미니소' 등 매장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무인양품은 서울 신촌에 5층짜리 국내 최대 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신촌점의 면적은 1652㎡(약 500평)로 강남점의 892㎡(약 270평)보다 훨씬 넓다. 중국의 라이프스타일 SPA(제조·직매형)브랜드 미니소 역시 기존 로드샵으로 위치했던 신촌점은 이달 중 신촌 현대백화점으로 자리를 이전해 젊은 고객 공략에 나섰다,

가로수길에도 라이프스타일 전문매장이 몰리고 있다. 최근 3~4년 사이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JAJU)와 자라홈 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이 잇따라 오픈했다. 지난해 9월에는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컬럼비아가 라이프스타일 패션 전문매장 오픈했고, 레이싱 시뮬레이션 게임 등을 경험해볼 수 있는 재규어랜드로버 스튜디오 등 여러 라이프스타일 콘텐츠가 집중되고 있다.

이들 매장이 '청춘상권'에 쏠리는 이유는 1~2인 가구증가로 인해 홈퍼니싱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홈퍼니싱 수요가 대부분 자가를 소유한 40~50대 주부들이었지만 최근에는 전월세집이라도 자신의 취향대로 인테리어를 하려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유행과 트렌트에 민감한 젊은이들의 인테리어 수요가 고스란히 상권에 반영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1995년 12.67%에서 2017년 27.8%로 증가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23년에는 3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에는 '인테리어', '방스타그램' 등 해시태그(#)가 각각 300만건, 14만건에 이르고 있다. 셀프 인테리어의 인기를 방증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테리어에 관심있는 2030세대의 젊은이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이 홈퍼니싱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며 "최근에는 젊은 남성 고객들도 부쩍 인테리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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