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르면 이달 16일 '해임처분 집행정지 사건' 결론
고대영 前사장 "해임은 언론탄압"… 대통령 측 "취소 사유 안돼"
고대영 전 KBS 사장 측이 "해임처분은 언론탄압"이라며 해임처분 취소소송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그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주장했다.

고 전 사장의 대리인은 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박형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집행정지 사건 심문에서 "해임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서울행정법원에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판결 전까지 해임처분의 효력을 중지해달라는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고 전 사장 측은 "해임처분으로 명예와 신용이 훼손될 우려가 있으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긴급 구제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본인의 해임 사유에 관해서는 "방송의 신뢰도와 영향력이 추락했다는 것은 국정농단 사건 등과 관련한 단기적 여론조사 결과이고 실제 시청률과 방송평가는 우수하다.

조직개편은 경영개선을 위한 조처로 해임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냈다.

이에 문 대통령 측 대리인은 의견서를 통해 "(고 전 사장의 주장은) 집행정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해임처분을 정지할 만큼) 회복하기 어려운 명예나 신용의 손해가 있지 않고, 침해되는 권리도 없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해임처분을 정지할 경우 총파업이 지속할 수 있고, 후임자 임명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한 회사에 사장이 2명이 되는 등 공공복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는 14일까지 양측의 입장을 담은 서면을 받아 검토한 후 이르면 16일 집행정지 사건의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또 해임 취소소송 역시 고 전 사장의 임기 등을 고려해 신속한 심리를 통해 4월 말께는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KBS 이사회는 지난 1월 임시 이사회를 열어 임기 종료 10개월을 앞둔 고 전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의결했고, 문 대통령은 다음날 곧바로 해임제청안을 재가했다.

한편 KBS 이사회는 지난달 26일 양승동(57) KBS PD를 차기 사장 후보로 최종 선정하고 문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양 PD를 지명하면 국회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