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오는 7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회동을 제안하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건부 수락 의사를 밝혔다.

홍 대표는 2일 확대 당직자회의에서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갈 수 있다고 통보했다”며 “의제를 안보로 국한하고 실질적 논의가 보장되며 원내 교섭단체 대표만 초청한다면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 이외의 의제는 원내 문제이기 때문에 원내대표를 불러 회동하는 것이 맞다”며 “민생 문제, 개헌 문제도 원내 사항이기 때문에 의제가 되는 것은 곤란하고 안보에 국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방식의 여야 회담은 국정 브리핑에 불과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며 “실질적 논의가 보장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원내 교섭단체 대표가 아닌 분들은 대통령이 주관하는 회담에 참석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대표만 초청할 경우 참석할 의사가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대표까지 초청할 의사를 나타냈다.

홍 대표는 지난해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두 차례 회동에 모두 불참했다. 당시에도 홍 대표는 안보를 주제로 한 문 대통령과 ‘일 대 일 영수회담’을 요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홍 대표가 내건 조건을 검토 중”이라며 “다만 지금까지 문 대통령은 항상 정의당을 포함한 5당과의 회동을 추진해왔는데 이제 와서 비교섭단체라고 배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현 정권의 적폐청산은 정권이 바뀌면 좌파 정권에 앞장섰던 사람들도 모두 사법 처리 대상이 된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겼다”며 “대구가 보수 지역이 아니라고 한 문 대통령 발언도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기념식 뒤 한 오찬에서 “대구는 다소 보수적인 곳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항일 의병이 가장 활발했고 독립운동가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