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없는' 금호타이어… 6개월 돌고 돌아 다시 중국 더블스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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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중국에 매각
제3자 유상증자 방식, 지분 45% 넘기기로
청산가치 1조… 존속가치 4600억 그쳐
고비용 구조에 다른 인수자 찾지 못해
산업은행 "회사 생존 위해 불가피한 선택"
제3자 유상증자 방식, 지분 45% 넘기기로
청산가치 1조… 존속가치 4600억 그쳐
고비용 구조에 다른 인수자 찾지 못해
산업은행 "회사 생존 위해 불가피한 선택"
“금호타이어 생존을 위한 결정이었다.”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6개월을 돌고 돌아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으로 중국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를 선택한 이유다. 채권단은 지난해 9월 더블스타의 인수가격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매매 계약을 해제한 뒤 다른 인수자를 찾았다. 하지만 채권단이 기대하는 조건을 맞춰줄 인수 후보가 더블스타 외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자본이라는 점이 부담스럽지만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고 나선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상 금호타이어를 법정관리로 넘겼다간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도 고려했다. 지속적으로 나빠진 경영실적과 강성 노조도 다른 인수자를 찾는 데걸림돌로 작용했다. ◆“누가 살릴 수 있느냐”
이대현 산은 수석부행장은 2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을 물색하면서 누가 회사를 살릴 수 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가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지를 따졌다는 뜻이다. 여기서 ‘생존’은 회사의 생존과 국내 일자리 유지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산은은 우선 금호타이어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따졌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의 투자를 유치하면 글로벌 10위권 업체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타이어 시장은 판매량 기준으로 연평균 10% 성장하면서 세계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산은 측은 “더블스타가 보유한 4500개의 중국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금호타이어 중국법인도 정상화되고, 현지 금융회사의 차입금 연장 여건도 좋아져 유동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더블스타는 3년간 금호타이어의 고용 보장도 투자 요건으로 내세웠다.
◆“다른 후보는 무리한 요구”
더블스타 외 다른 인수후보들은 금호타이어의 실적 악화와 강성노조 등을 들어 채권단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의 매출은 2015년 3조404억원에서 지난해 2조8773억원으로 떨어졌다. 이익 측면에선 지난해 15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격경쟁력 약화와 판매부진의 악순환이 이어져서다.
산은은 삼일회계법인의 금호타이어 실사 결과를 소개하며 금호타이어의 청산가치가 1조원인 데 반해 존속가치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460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산은 측은 “경쟁사 수준의 자구계획을 이행해도 존속가치가 1조1905억원가량에 그친다”고 전했다.
실사 결과 자율협약과 워크아웃을 통한 회생도 어려운 것으로 나왔다. 신규로 투입해야 할 자금 규모만 따져도 자율협약 시 1조800억원, 워크아웃 시에는 6579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중국법인’이 문제였다. 삼일회계법인은 중국법인 정상화를 위해 7500억원대 자금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반면 금호타이어 직원들의 급여는 동종업계 다른 업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금호타이어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2016년 18.9% 오르는 등 국내 경쟁사들의 평균 연봉 대비 높은 수준으로 인상돼왔다.
◆더블스타 투입자금은 줄어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이 치러야 할 대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더블스타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투입하는 자금 규모가 지난해보다 대폭 줄었다. 더블스타는 지난해 인수가로 9550억원을 제시했다가 이후 8000억원을 거쳐 7200억원 수준으로 낮춰 불렀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와 최종계약을 맺지 못한 이유도 이처럼 매매대금이 계속 줄어서다.
하지만 이번에 더블스타가 투입하는 금액은 7200억원보다 더 줄어든 6400여억원 수준이다. 유상신주 발행가도 5000원에 그친다. 더군다나 채권단은 지분도 매각하지 못하고 2대주주로 전락한다. 그렇다면 지난해 왜 안 팔았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블스타에 시설자금 용도로 최대 2000억원 규모의 신규 대출을 지원하기로 한 점도 채권단이 양보한 부분이다. 방위산업 관련 정부의 승인과 상표사용, 채권 연장 등도 우리 정부와 채권단이 선행해야 할 안건이다.
박신영/정지은 기자 nyusos@hankyung.com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6개월을 돌고 돌아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으로 중국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를 선택한 이유다. 채권단은 지난해 9월 더블스타의 인수가격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매매 계약을 해제한 뒤 다른 인수자를 찾았다. 하지만 채권단이 기대하는 조건을 맞춰줄 인수 후보가 더블스타 외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자본이라는 점이 부담스럽지만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고 나선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상 금호타이어를 법정관리로 넘겼다간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도 고려했다. 지속적으로 나빠진 경영실적과 강성 노조도 다른 인수자를 찾는 데걸림돌로 작용했다. ◆“누가 살릴 수 있느냐”
이대현 산은 수석부행장은 2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을 물색하면서 누가 회사를 살릴 수 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가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지를 따졌다는 뜻이다. 여기서 ‘생존’은 회사의 생존과 국내 일자리 유지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산은은 우선 금호타이어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따졌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의 투자를 유치하면 글로벌 10위권 업체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타이어 시장은 판매량 기준으로 연평균 10% 성장하면서 세계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산은 측은 “더블스타가 보유한 4500개의 중국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금호타이어 중국법인도 정상화되고, 현지 금융회사의 차입금 연장 여건도 좋아져 유동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더블스타는 3년간 금호타이어의 고용 보장도 투자 요건으로 내세웠다.
◆“다른 후보는 무리한 요구”
더블스타 외 다른 인수후보들은 금호타이어의 실적 악화와 강성노조 등을 들어 채권단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의 매출은 2015년 3조404억원에서 지난해 2조8773억원으로 떨어졌다. 이익 측면에선 지난해 15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격경쟁력 약화와 판매부진의 악순환이 이어져서다.
산은은 삼일회계법인의 금호타이어 실사 결과를 소개하며 금호타이어의 청산가치가 1조원인 데 반해 존속가치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460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산은 측은 “경쟁사 수준의 자구계획을 이행해도 존속가치가 1조1905억원가량에 그친다”고 전했다.
실사 결과 자율협약과 워크아웃을 통한 회생도 어려운 것으로 나왔다. 신규로 투입해야 할 자금 규모만 따져도 자율협약 시 1조800억원, 워크아웃 시에는 6579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중국법인’이 문제였다. 삼일회계법인은 중국법인 정상화를 위해 7500억원대 자금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반면 금호타이어 직원들의 급여는 동종업계 다른 업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금호타이어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2016년 18.9% 오르는 등 국내 경쟁사들의 평균 연봉 대비 높은 수준으로 인상돼왔다.
◆더블스타 투입자금은 줄어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이 치러야 할 대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더블스타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투입하는 자금 규모가 지난해보다 대폭 줄었다. 더블스타는 지난해 인수가로 9550억원을 제시했다가 이후 8000억원을 거쳐 7200억원 수준으로 낮춰 불렀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와 최종계약을 맺지 못한 이유도 이처럼 매매대금이 계속 줄어서다.
하지만 이번에 더블스타가 투입하는 금액은 7200억원보다 더 줄어든 6400여억원 수준이다. 유상신주 발행가도 5000원에 그친다. 더군다나 채권단은 지분도 매각하지 못하고 2대주주로 전락한다. 그렇다면 지난해 왜 안 팔았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블스타에 시설자금 용도로 최대 2000억원 규모의 신규 대출을 지원하기로 한 점도 채권단이 양보한 부분이다. 방위산업 관련 정부의 승인과 상표사용, 채권 연장 등도 우리 정부와 채권단이 선행해야 할 안건이다.
박신영/정지은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