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신형 핵미사일 개발을 놓고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신(新)냉전’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의회 국정연설에서 어떤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으로도 요격이 불가능한 신형 핵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사르마트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연설 직후 “무기감축협정을 무책임하게 파기하겠다는 증거”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양국은 지난달 5일 신 전략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의무 이행 마감 시한을 넘겼다. 3년 뒤 종료되는 협정을 연장할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사르마트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해 신무기 개발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신형 무기 개발로 미국이 이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MD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됐고 러시아의 발전을 저해하려는 서방의 노력에 효율적인 종지부를 찍었다”고 과시했다. 그는 약 두 시간에 걸친 연설에서 45분가량을 사르마트 등 신무기를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상대국 정치 개입, 시리아·크림반도 분쟁 해결 등을 놓고 잦은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 러시아와 미국이 신형 무기 경쟁까지 벌이는 신냉전 구도로 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