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조정국면에 빠져들면서 단기투자 성향이 강한 목표전환형 펀드 가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목표 수익률 달성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사전에 결정한 수익률(약 5~8%)을 올리면 보유 주식을 팔고 채권을 매입해 손실 위험을 없애주는 상품이다. 통상 짧은 기간에 약간의 이익을 본 뒤 주식투자에서 빠져나오려는 투자자들이 가입한다.
목표전환형펀드 투자자들 '당혹'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선보인 목표전환형 펀드(78개)의 65.38%(51개·2일 기준)가 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 1월 말 선보인 ‘KB중소형고배당목표전환펀드’와 ‘미래에셋스마트섹터배분목표전환펀드’ 등의 설정일 이후 누적 수익률은 -8%를 넘어섰다. 1월29일 코스피지수가 2598.19(종가 기준)까지 올랐다가 한 달여 만인 지난 2일 7.54% 하락한 2402.16까지 밀리는 등 약세가 이어진 여파다. 목표전환형 펀드 전체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3.31%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지난해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단기차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를 중심으로 지난 석 달 동안에만 6143억원의 자금이 몰렸다”고 말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들도 펀드가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해지를 권하고 다시 비슷한 상품을 소개하면서 짭짤한 판매보수를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이후 조정장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뜻하지 않게 장기투자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주가 상승기였던 2011년에도 대거 출시됐는데, 이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목표 수익률을 채울 때까지 최대 6년이 걸리기도 했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애초에 설정한 수익률을 달성하면 주식형 펀드에서 채권형 펀드로 전환될 뿐 주가가 떨어질 때 파생상품 등을 이용해 하락폭을 줄여주지는 않는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