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소액으로 일반인에게 전문사모(헤지)펀드 투자 기회를 주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가 조정장에서 선방하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혼합자산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25%(2일 기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6.83%)와 코스닥지수(-6.20%)가 동반 급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시 조정의 칼날’을 잘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펀드는 올 들어 1.85%의 수익을 거뒀다. 설정일(지난해 9월22일) 이후 누적 수익률은 7.31%다.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조정장서 '선방'
지난해 12월18일 출시된 ‘삼성솔루션코리아플러스알파혼합H펀드’는 최근 주가 급락의 영향을 받았지만 연초 이후 ‘플러스’ 수익률(0.79%)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손실도 -0.84%에 그쳤다.

증권업계에서 헤지펀드는 ‘부자들의 전유물’로 통한다. 최소 투자금이 1억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모재간접 펀드는 500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이 펀드는 6~8개가량의 헤지펀드에 분산 투자한다.

사모재간접 펀드가 조정장에서도 선방한 것은 ‘증시 상황과 상관없이 작더라도 꾸준히 수익을 내겠다’는 목표에 충실한 영향도 있지만 적절한 자금운용도 한몫했다는 게 펀드매니저들의 설명이다.

김승범 미래에셋자산운용 자산배분솔루션부문 팀장은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롱온리(매수 중심)’ 펀드보다는 메자닌(전환사채 등 주식·채권의 성격을 모두 지닌 상품) 등 멀티 전략을 사용하는 헤지펀드 비중을 늘렸다”며 “조정장에 대비해 현금 보유 비중을 15%까지 높인 것도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심해지고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고수익보다는 안정적 성과를 유지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초기 단계인 사모재간접 펀드가 비교적 무난하게 ‘데뷔전’을 치르면서 운용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등은 헤지펀드에서 공모운용사로 전환한 뒤 자사 펀드를 활용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