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대화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인들과 농담을 주고받던 자리에서 한 발언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주재 중견 언론인 모임인 ‘그리디론 클럽(Gridiron Club)’ 연례 만찬에서 “며칠 전 그들(북한)이 전화를 걸어와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도 그렇다. 그러나 비핵화해야 한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만나게 될 것이다. 뭔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나면 만날 것”이라며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이 농담인지 아니면 공식적인 북·미 대화가 임박했다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만약 북·미 간 만남이 실제 성사된다면 이는 트럼프 행정부와 북한 간의 첫 대화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비핵화 북·미 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5일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청와대 공식 발표 직전에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를 ‘미치광이(madman)’라 칭하며 “미치광이와 협상하는 리스크는 김정은이 질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농담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그리디론 클럽에 참석해 30분간 연설했으며 북한 관련 발언은 연설 말미에 언급됐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일반적으로 그리디론 클럽에서 유머를 섞은 연설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무조건적인 대화는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항상 대화를 믿는다”며 김정은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왔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