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주가 업황 우려로 주춤하고 있다.

올해 1월2일 2479.65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에 2월 초 촉발된 글로벌 증시 조정의 여파로 지난달 9일 연중 최저점인 2363.77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에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대형 IT주들이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시장 전체가 흔들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와 원화 강세로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9.69% 하락했다.

미국 애플의 ‘아이폰X’ 판매 부진은 IT 중소형주에 ‘직격탄’을 날렸다. 올 1분기 아이폰X 생산량은 전분기보다 40%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LG이노텍 비에이치 등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종목의 실적 악화 우려도 커졌다.
[Cover Story] 주춤하는 IT주… 저가매수 기회 오나
증권업계에선 IT주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단기간에 주가가 조정받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저평가 단계에 진입했다는 게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투자심리가 안정돼 외국인 투자자가 증시로 컴백하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대형 IT주에 글로벌 인덱스펀드 자금이 집중적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외국인은 연중 최저점에 도달한 지난달 9일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689억원, 41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글로벌 IT업종 내에서 밸류에이션이 낮은 국내 대표 IT주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작년보다 17.1% 늘어난 62조825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박찬홍 한국경제TV 전문가는 “각종 IT기기 수요 증가세가 여전하고, 미국 대형 IT주의 실적도 좋아 국내 IT주가 곧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며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큰 종목을 선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