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의'경영과 기술'] '불확실성'이 가상화폐 버블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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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가상화폐와 버블
이병태 < KAIST 경영대 교수 >
이병태 < KAIST 경영대 교수 >
블록체인 기술에서 볼 수 있는 천재성은 암호기술보다 전산자원을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한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채굴업자라고 불리는 불특정 다수가 코인을 벌 기회를 노리고 자신들의 정보기술(IT) 자산을 자발적으로 제공하고, 이 IT 자산이 인터넷을 통해 자산의 거래 원장을 관리하는 것이 블록체인 기술의 경제시스템이다. 이는 우버가 불특정 다수로 하여금 우버 기사로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해 자신의 자동차를 자발적으로 차량공유 서비스에 공여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블록체인은 ‘전산자원의 공유경제화’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제시스템으로 인해 이제는 ‘코인’이라는 경제적 유인책만 잘 디자인하면 전 세계 유휴 전산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블록체인은 암호화와 원장의 완전성 보장이란 혁신성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전산자원 관점에서 본다면 코인이라는 유인책을 바탕으로 클라우드(cloud) 전산자원 서비스를 대중으로부터 조달하는 크라우드 소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정보통신 자원의 조직화나 활용 면에서 가히 혁명적인 것이지만 블록체인 기술의 논의에서는 종종 간과되고 있다. 이를 이해한다면 블록체인에서 코인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럼 코인의 가치가 왜 버블 논쟁에 휩싸이는지 살펴보자. 이미 설명했듯이 블록체인 상에서 암호화폐(가상화폐)라고 불리는 코인의 기능은 여러 가지다. 첫째, 공식화폐 대체 가능성이다. 전 세계 공식화폐는 약 5조달러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2100만 개의 비트코인으로 이를 대체한다면 비트코인 한 개의 가치는 25억5000만원이 돼야 한다.
코인은 블록체인 유지 위한 인센티브
그런데 암호화폐는 공식화폐, 즉 본원통화(M0) 기능뿐만 아니라 지급결제 수단이자 채권, 주식 등의 기능도 대체하려는 등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 본원통화에 은행의 요구불예금을 더한 협의의 화폐는 28조6000억달러로, 만약 비트코인이 이 기능을 대체한다면 개당 가격은 145억7000만원이 된다. 협의의 화폐에 유동화가 가능한 자산을 더한 광의의 화폐는 80조9000억달러가 돼 비트코인은 개당 412억원이 넘게 된다. 여기에 파생상품 기능까지 더해지면 그 크기는 가늠이 안 되게 커진다.
화폐로서의 암호화폐 가치를 산정하려고 하면 문제는 훨씬 복잡해진다. 암호화폐가 화폐의 어느 기능까지 대체할 것인가 하는 게 문제다. 여기에 1500종류가 넘는 데다 매주 새롭게 출시되는 코인 중에 몇 종류가 어떻게 시장에 유통될 것인지는 예측할 수 없다. 더욱이 정부와 금융당국이 통화 지배권을 포기하고 코인을 허용할 확률이 얼마나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가늠할 수 없다.
암호화폐는 화폐가 아니라 디지털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 더 주목받고 있는 확장 가능성은 디지털 콘텐츠나 앱(응용프로그램), 각종 증서를 코인과 연동해 유통시키는 새로운 사업모형의 수단이다. 이런 사업의 가능성을 가지고 초기 크라우드 펀딩인 가상화폐공개(ICO)가 진행되고 있다. 이 경우 코인 가격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해 사업주체나 지급결제를 시도하는 금융회사들은 매우 어려운 의사결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코인을 너무 싸게 하면 전산자원을 대는 채굴업자들이 동원되지 않아 성능을 담보할 수 없다. 코인 가격과 수수료를 너무 높게 책정하면 수요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최적 가격을 산출하기 쉽지 않아
이는 우버가 변동가격으로 해결하려는 문제와 동일하다. 우버는 차량공유 서비스에 수요가 몰리고 공급이 달리면 할증 가격을 적용해 해결하고 있다. 수요가 도망가지 않도록 하면서 공급을 담보하는 적정한 가격 결정을 위해 우버는 막대한 투자를 통해 알고리즘을 개발해왔다. 이는 온라인 게임업체가 일관되게 고민해온 문제이기도 하다. 사용자가 많아짐에 따라 게임 머니 공급 과잉으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서 게임 머니와 희귀 아이템을 보유한 고객들의 자산가치가 폭락하면 게임을 주도하는 고수들이 떠나기 때문에 통화량과 디지털 자산가치의 안정적 유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블록체인 위에서 새로운 사업이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블록체인의 경제시스템인 코인은 전산자원의 크라우드 소싱을 위한 인센티브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라우드 소싱이란 인센티브에 따라 공급량이 결정되는 확률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의 현재 구조는 상품 가격, 수수료, 전산자원의 크라우드 소싱 대가가 코인이라는 하나의 가격에 연동돼 있다는 점에서 최적값을 구하는 것이 결정적인 데 비해 비트코인의 경우처럼 이 최적해를 구하기 위한 정책이나 알고리즘 개발의 주체마저 불명확한 경우도 존재한다. 이런 모든 불확실성이 현재 버블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다.
이 경제시스템으로 인해 이제는 ‘코인’이라는 경제적 유인책만 잘 디자인하면 전 세계 유휴 전산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블록체인은 암호화와 원장의 완전성 보장이란 혁신성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전산자원 관점에서 본다면 코인이라는 유인책을 바탕으로 클라우드(cloud) 전산자원 서비스를 대중으로부터 조달하는 크라우드 소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정보통신 자원의 조직화나 활용 면에서 가히 혁명적인 것이지만 블록체인 기술의 논의에서는 종종 간과되고 있다. 이를 이해한다면 블록체인에서 코인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럼 코인의 가치가 왜 버블 논쟁에 휩싸이는지 살펴보자. 이미 설명했듯이 블록체인 상에서 암호화폐(가상화폐)라고 불리는 코인의 기능은 여러 가지다. 첫째, 공식화폐 대체 가능성이다. 전 세계 공식화폐는 약 5조달러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2100만 개의 비트코인으로 이를 대체한다면 비트코인 한 개의 가치는 25억5000만원이 돼야 한다.
코인은 블록체인 유지 위한 인센티브
그런데 암호화폐는 공식화폐, 즉 본원통화(M0) 기능뿐만 아니라 지급결제 수단이자 채권, 주식 등의 기능도 대체하려는 등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 본원통화에 은행의 요구불예금을 더한 협의의 화폐는 28조6000억달러로, 만약 비트코인이 이 기능을 대체한다면 개당 가격은 145억7000만원이 된다. 협의의 화폐에 유동화가 가능한 자산을 더한 광의의 화폐는 80조9000억달러가 돼 비트코인은 개당 412억원이 넘게 된다. 여기에 파생상품 기능까지 더해지면 그 크기는 가늠이 안 되게 커진다.
화폐로서의 암호화폐 가치를 산정하려고 하면 문제는 훨씬 복잡해진다. 암호화폐가 화폐의 어느 기능까지 대체할 것인가 하는 게 문제다. 여기에 1500종류가 넘는 데다 매주 새롭게 출시되는 코인 중에 몇 종류가 어떻게 시장에 유통될 것인지는 예측할 수 없다. 더욱이 정부와 금융당국이 통화 지배권을 포기하고 코인을 허용할 확률이 얼마나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가늠할 수 없다.
암호화폐는 화폐가 아니라 디지털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 더 주목받고 있는 확장 가능성은 디지털 콘텐츠나 앱(응용프로그램), 각종 증서를 코인과 연동해 유통시키는 새로운 사업모형의 수단이다. 이런 사업의 가능성을 가지고 초기 크라우드 펀딩인 가상화폐공개(ICO)가 진행되고 있다. 이 경우 코인 가격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해 사업주체나 지급결제를 시도하는 금융회사들은 매우 어려운 의사결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코인을 너무 싸게 하면 전산자원을 대는 채굴업자들이 동원되지 않아 성능을 담보할 수 없다. 코인 가격과 수수료를 너무 높게 책정하면 수요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최적 가격을 산출하기 쉽지 않아
이는 우버가 변동가격으로 해결하려는 문제와 동일하다. 우버는 차량공유 서비스에 수요가 몰리고 공급이 달리면 할증 가격을 적용해 해결하고 있다. 수요가 도망가지 않도록 하면서 공급을 담보하는 적정한 가격 결정을 위해 우버는 막대한 투자를 통해 알고리즘을 개발해왔다. 이는 온라인 게임업체가 일관되게 고민해온 문제이기도 하다. 사용자가 많아짐에 따라 게임 머니 공급 과잉으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서 게임 머니와 희귀 아이템을 보유한 고객들의 자산가치가 폭락하면 게임을 주도하는 고수들이 떠나기 때문에 통화량과 디지털 자산가치의 안정적 유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블록체인 위에서 새로운 사업이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블록체인의 경제시스템인 코인은 전산자원의 크라우드 소싱을 위한 인센티브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라우드 소싱이란 인센티브에 따라 공급량이 결정되는 확률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의 현재 구조는 상품 가격, 수수료, 전산자원의 크라우드 소싱 대가가 코인이라는 하나의 가격에 연동돼 있다는 점에서 최적값을 구하는 것이 결정적인 데 비해 비트코인의 경우처럼 이 최적해를 구하기 위한 정책이나 알고리즘 개발의 주체마저 불명확한 경우도 존재한다. 이런 모든 불확실성이 현재 버블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