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독일연방행정법원의 판결이 글로벌 디젤 소비량 감소로 이어져 국내 정유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6일 전망했다.

독일연방행정법원은 지난달 27일 유럽연합 노후 디젤자동차의 운행을 지방자치단체가 임의로 중지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판결은 대기오염이 심할 경우 지자체가 특정 기간을 정하고 자체적으로 디젤 차량의 운행 금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재판부는 운행 금지로 인한 디젤차량 가격 하락, 배기가스 저감장치 장착 등의 부담은 차량 소유주의 책임이며 당국에 보상을 요구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다만 유럽연합의 최근 배기가스 기준인 '유로-6'를 충족하는 디젤 자동차는 운행 금지 대상에서 제외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판결은 유럽의 장기적인 에너지 변화를 보여주는 단초"라며 "독일 뿐 아니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 전체 디젤 수요의 58%를 차지하는 국가들이 장기적인 디젤차 판매 금지와 시내 진입 불가를 선언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향후 유럽에서 디젤 수요가 증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유럽 내 정제시설은 가솔린 생산 수율이 낮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장기적으로 전기차(XEV)가 가솔린과 디젤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으니 디젤이냐 가솔린이냐의 논쟁도 무의미하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은 유럽업체들이 쥐고 있기에 유럽의 脫디젤 변화는 아시아 정유업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2025년을 전후해 국내 정제시설에 미치는 영향이 구체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