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권 비대화' 통제방안 제시…정보경찰·경찰대 개혁도 추진
경찰, 사개특위서 '수사-기소 분리·영장청구권 개헌' 강조
경찰이 6일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업무보고에서 수사·기소 분리와 검사의 영장청구권 독점 폐지 등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경찰청은 보고에서 "검사가 경찰의 모든 수사에 대한 지휘권을 보유해 언제든 경찰 수사를 자의적으로 방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검·경 관계를 협력관계로 두는 규정을 형사소송법에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수사지휘 폐지에 대한 보완책으로 검사가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대해 보완수사를 요청할 권한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소권을 확보한 검사가 직접 수사권까지 보유하면 유죄판결을 받아내기 위한 자백 강요 등 위법수사와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만큼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폐지하고, 송치사건과 경찰관 범죄만 예외적으로 검찰이 수사하는 방안도 내놨다.

또 검사의 영장청구권 독점을 명시한 현행 헌법 조항이 경찰 수사의 검찰 종속을 초래하므로 개헌을 통해 폐지하고, 개헌 전이라도 검사의 영장 불청구에 대해 경찰이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를 도입하자고 경찰은 제안했다.

아울러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피신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을 '피고인이 내용을 인정할 때'로 제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경찰 피신조서의 경우 피고인이 내용을 인정할 때만 증거능력이 있다고 간주하지만, 검사 피신조서는 내용을 부인해도 증거능력을 인정받아 자백 강요나 회유에 활용된다는 게 경찰 측 주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수사-기소-재판 분리를 통해 단계별 절차에 따라 과오를 걸러내는 사법심사 제도가 정착돼 있다"며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 담당해 경찰 수사의 책임성과 사후통제가 확보되면 인권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 같은 방향으로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면 '경찰권 비대화'에 따른 경찰권 남용 우려를 막기 위해 국가수사본부장 중심으로 수사조직을 재편해 경찰 수뇌부 등 일반경찰의 수사 관여를 제도적으로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행정 심의·의결기구인 경찰위원회가 경찰을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하고, 경찰권 남용과 인권침해 사안을 조사할 외부 통제기구를 신설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광역단위 자치경찰제 전국 시행을 통해 경찰권 분산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경찰은 불분명한 직무 범위 탓에 자의적 정보수집이나 사찰 우려 등이 제기돼 온 정보경찰 분야도 관련법 개정을 거쳐 개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경찰관직무집행법에 치안정보의 개념을 '경찰관 직무와 관련해 예방·대응 등을 하는 데 필요한 정보'로 명확히 규정하고, 경찰청 내부 훈령 '경찰 정보활동 규칙'을 제정해 정보활동을 구체적으로 통제할 방침이다.

정치에 관여할 목적을 띤 정보활동은 법률로 금지해 처벌하고, 경찰위원회나 외부 감시기구 등과 연계해 정보활동 전반을 관리·감독한다.

순혈주의와 폐쇄성, 기수 문화 등으로 비판받는 경찰대도 현직 경찰관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등 개혁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경찰은 일반 대학생이나 현직 경찰관이 경찰대 3학년으로 편입하도록 허용해 졸업하면 경위로 임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실제로 고등학교 졸업생 50명, 일반 대학생 편입 25명, 경찰 재직자 편입 25명을 뽑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21세 미만인 입학연령을 40세 이하로 조정해 입학 기회를 확대하고, 현재 경찰교육원에서 이뤄지는 간부후보·변호사 특채 교육과정을 경찰대로 통합해 교육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는 방안도 나왔다.

이밖에 경찰대생도 군 복무를 마치거나 면제받는 등 병역 문제가 해결돼야만 경찰관으로 정식 임용하고, 학비에 개인 부담금을 도입하는 등 경찰대 관련 각종 특혜 논란을 없앨 방안도 도입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