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행' 쓰나미… 여당, 지방선거 판도 바뀌나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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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여 앞둔 지방선거, '미투'가 매머드급 변수로
박수현, 모든 선거운동 중단
충남지사 출마 양승조·복기왕도
일정 취소하고 대책마련 부심
민주 '본선까지 영향' 촉각
나 떨고 있니?… 여의도 '초긴장'
초반 주도권 한국당이 잡았지만
정가 일각 "수많은 안희정 있다"
여당도 야당도 추가 '미투 폭로' 걱정
박수현, 모든 선거운동 중단
충남지사 출마 양승조·복기왕도
일정 취소하고 대책마련 부심
민주 '본선까지 영향' 촉각
나 떨고 있니?… 여의도 '초긴장'
초반 주도권 한국당이 잡았지만
정가 일각 "수많은 안희정 있다"
여당도 야당도 추가 '미투 폭로' 걱정
정치권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6·13 지방선거’의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예비 후보인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6일 모든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번 초대형 악재가 민주당 당내 경선은 물론 본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대전·충남 경선에 변수
박 전 대변인은 이날 충남도민께 올리는 글을 통해 “이 시점부터 도지사 예비후보로서의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한다”며 “어떻게 해야 충남도민께 사죄드릴 수 있을지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변인은 2011년 안 지사 후보 시절 캠프 수장인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으며 안 지사의 ‘분신’이란 말까지 들었다. 그는 “너무나 충격적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안 지사의 친구이기에 더욱 고통스럽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인 복기왕 전 아산시장도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대책 마련에 집중했다. 민주당 충남지사 경선 3인방 중 나머지 한 명인 양승조 의원 역시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한 채 사태 파악에 주력했다.
정치권에서는 충청권 대표 주자로 거론되던 안 전 지사의 성폭행 파문이 대전·충남 지방선거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안희정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선거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전지역의 대표적 친안계 인사로 대전시장 출마를 선언한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은 이날 정책보고회를 전격 취소했다.
민주당 충북도당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추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게시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23일과 이달 5일 미투를 폭로한 게시자는 “본인은 충북도청 공무원”이라며 ‘진실입니다’란 제목의 세 번째 글을 올렸다. 당사자로 지목된 우건도 민주당 충주시장 예비후보는 자신을 음해하려는 악의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국회에선 첫 번째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보좌관이 처음으로 면직 처리됐다. 채 의원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폭력 사건 가해 당사자가 저희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근무하고 있었다”며 “보좌관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해당 보좌진을 면직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보좌관은 19대 국회에서 민주당 소속 한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며 직장 후배인 비서관에게 “뽀뽀해달라”고 하거나 상습적인 신체 접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야, 미투 파장에 촉각
여야는 정치권으로 불어닥친 미투가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는 국회의원과 일부 보좌관이 인사의 전권을 쥐고 있는 만큼 최근 폭로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다.
통상 선거 기간 상대 후보를 비방하기 위한 흑색선전이 난무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미투 운동 분위기를 타고 당 내부에서 폭로가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안 전 지사 사태로 시작해 정치권 미투 운동이 장기화할 수 있다”며 “최근 미투가 대부분 민주당과 연관된 것이어서 지방선거 표심에 미칠 영향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야당이 이번 기회를 활용해 지방선거전 초반부터 공세의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6월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만한 매머드급 변수”라며 “과거 ‘성누리당’에서 시작해 홍준표 대표의 ‘발정제 발언’으로 한국당이 성 도덕적으로 비판받았지만 이제는 민주당이나 한국당이나 피장파장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일단 “성폭행범을 대권주자로 내세워 30년 장기집권을 꿈꿨느냐”며 공세를 펴고 있지만 자신들도 미투의 안전지대가 아닐지 모른다는 점은 부담이다. 옛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전여옥 작가는 이날 페이스북에 “여의도에는 수많은 안희정이 있다”며 “안희정을 뛰어넘는 ‘프로’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야당도 미투를 전략적으로 이용해 지방선거에서 유리하게 끌고 가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서정환/배정철 기자 ceoseo@hankyung.com
◆민주당 대전·충남 경선에 변수
박 전 대변인은 이날 충남도민께 올리는 글을 통해 “이 시점부터 도지사 예비후보로서의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한다”며 “어떻게 해야 충남도민께 사죄드릴 수 있을지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변인은 2011년 안 지사 후보 시절 캠프 수장인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으며 안 지사의 ‘분신’이란 말까지 들었다. 그는 “너무나 충격적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안 지사의 친구이기에 더욱 고통스럽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인 복기왕 전 아산시장도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대책 마련에 집중했다. 민주당 충남지사 경선 3인방 중 나머지 한 명인 양승조 의원 역시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한 채 사태 파악에 주력했다.
정치권에서는 충청권 대표 주자로 거론되던 안 전 지사의 성폭행 파문이 대전·충남 지방선거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안희정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선거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전지역의 대표적 친안계 인사로 대전시장 출마를 선언한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은 이날 정책보고회를 전격 취소했다.
민주당 충북도당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추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게시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23일과 이달 5일 미투를 폭로한 게시자는 “본인은 충북도청 공무원”이라며 ‘진실입니다’란 제목의 세 번째 글을 올렸다. 당사자로 지목된 우건도 민주당 충주시장 예비후보는 자신을 음해하려는 악의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국회에선 첫 번째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보좌관이 처음으로 면직 처리됐다. 채 의원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폭력 사건 가해 당사자가 저희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근무하고 있었다”며 “보좌관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해당 보좌진을 면직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보좌관은 19대 국회에서 민주당 소속 한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며 직장 후배인 비서관에게 “뽀뽀해달라”고 하거나 상습적인 신체 접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야, 미투 파장에 촉각
여야는 정치권으로 불어닥친 미투가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는 국회의원과 일부 보좌관이 인사의 전권을 쥐고 있는 만큼 최근 폭로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다.
통상 선거 기간 상대 후보를 비방하기 위한 흑색선전이 난무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미투 운동 분위기를 타고 당 내부에서 폭로가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안 전 지사 사태로 시작해 정치권 미투 운동이 장기화할 수 있다”며 “최근 미투가 대부분 민주당과 연관된 것이어서 지방선거 표심에 미칠 영향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야당이 이번 기회를 활용해 지방선거전 초반부터 공세의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6월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만한 매머드급 변수”라며 “과거 ‘성누리당’에서 시작해 홍준표 대표의 ‘발정제 발언’으로 한국당이 성 도덕적으로 비판받았지만 이제는 민주당이나 한국당이나 피장파장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일단 “성폭행범을 대권주자로 내세워 30년 장기집권을 꿈꿨느냐”며 공세를 펴고 있지만 자신들도 미투의 안전지대가 아닐지 모른다는 점은 부담이다. 옛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전여옥 작가는 이날 페이스북에 “여의도에는 수많은 안희정이 있다”며 “안희정을 뛰어넘는 ‘프로’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야당도 미투를 전략적으로 이용해 지방선거에서 유리하게 끌고 가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서정환/배정철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