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영 지엔에스티 대표가 차량용 음성인식 마이크의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이흥영 지엔에스티 대표가 차량용 음성인식 마이크의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10년 전 블루투스와 헤드셋을 연구하던 직장 동료들이 모여 만든 회사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차량용 음성인식 마이크 모듈을 생산하는 충남 천안의 지엔에스티(대표 이흥영)가 주인공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음성인식 마이크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전 차종에 95%를 공급하는 등 국내 자동차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지엔에스티는 창업 10주년을 맞은 올해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40억원을 투자해 내년 상반기까지 연면적 5300㎡ 규모의 공장을 신축한다고 7일 발표했다. 이흥영 대표는 “현대·기아차 외에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에 최적화된 마이크 모듈을 개발해 지난해 8월부터 공급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국내 수요와 르노삼성차 본사를 통한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생산 라인 확장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마이크 1위' 천안 지엔에스티, 40억 들여 공장증설
차량용 음성인식 마이크는 케이블 없이 블루투스 기능으로 통화할 수 있는 장치다. 사람의 음성을 전기신호로 전달해 주는 기능을 한다. 지엔에스티는 운전 중 휴대폰 사용 금지법(도로교통법 49조) 시행과 스마트폰 대중화로 무선 통화 장치가 차량 필수 옵션으로 자리 잡으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8년 3억원을 투자받아 시작한 이 회사의 매출은 2010년 56억원에서 지난해 194억원으로 네 배가량 증가했다.

이 회사는 올해 차량 내부뿐만 아니라 수소차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에서 외부 소음을 측정하는 ‘계측용 방수 마이크’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홍래 공장장은 “첨단 자동차의 경우 차량 외부에 부착된 다양한 기능의 카메라와 센서가 시각과 청각(외부 소음)을 측정해 데이터화해야 한다”며 “미래 자동차산업 수요에 대비해 2011년 설립한 부설연구소에서 계측용 방수 마이크를 최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술 개발과 함께 품질·생산관리를 일원화하기 위해 2015년 30억원을 들여 외부에서 수급했던 부품을 자체 제작공정으로 바꿨다”며 “그해 50억원을 투자해 조립라인을 증설하는 등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