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선임 앞둔 16명 중 8명이 옛 재무부 출신
정부의 은행권 압박에 감시 덜한 보험사로 몰려
"IFRS17 도입 앞두고 방패막이용 영입" 분석도
이달 말 새로 선임되는 주요 대형 상장보험사의 사외이사 중 절반이 옛 재무부와 경제기획원 등 경제 관료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권 사외이사 제도 쇄신에 대한 금융당국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상대적으로 감시가 느슨한 보험사 등 2금융권 사외이사에 ‘모피아’(옛 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가 대거 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주주총회 안건을 공시해 사외이사 선임을 발표한 상장보험사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미래에셋생명 등 7곳이다. 기존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 신규 혹은 재선임되는 사외이사는 총 16명으로, 이 중 8명이 옛 재무부 출신 관료다.
삼성화재는 기존 사외이사인 문효남 전 부산고검장이 임기 만료로 물러나면서 김성진 숭실대 겸임교수를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행시 19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 등 요직을 거쳐 노무현 정부에서 조달청장을 지냈다.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몸담았다. 4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모두 끝나는 한화손보는 이상용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재선임하고, 방영민 전 서울보증보험 사장과 안승용 전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상근부회장을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이 전 사장과 방 전 대표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각각 경제협력국장과 경제정책심의관을 지냈다.
DB손보는 기존 사외이사 3명을 전원 재선임한다. 이승우 사외이사는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을 지냈고, 김성국·박상용 사외이사도 각각 재경부 사무관과 경제기획원을 거친 경제관료 출신이다. 한화생명은 최선집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와 박승희 전 정리금융공사 사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사법고시와 행정고시에 동시 합격한 최 변호사는 재무부에서 13년간 사무관으로 근무했다. 육사 출신인 박 전 사장은 대위 예편 후 재무부에서 9년간 사무관으로 일했다. 이달 말 선임을 앞둔 삼성생명의 강윤구 전 보건복지부 차관과 한화생명의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까지 포함하면 관료 출신은 10명에 이른다.
은행 및 금융지주사는 사정이 다르다.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BNK금융지주, KEB하나은행 등 다섯 곳에선 지금까지 24명의 새 사외이사 선임을 발표했다. 이 중 옛 재무부 출신 경제관료는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임명된 김홍진 전 한국예탁결제원 경영지원본부장과 BNK금융지주의 문일재 전 조달청 차장 등 두 명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사외이사가 교수 및 기업인 등으로 채워졌다.
사외이사 후보의 전문적인 역량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각 보험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등 제도 쇄신을 요구하면서 상대적으로 감시가 덜한 보험사로 관료 출신이 몰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둔 가운데 보험사들이 ‘로비’나 ‘방패막이’ 차원에서 경제관료 출신을 대거 사외이사로 영입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교보생명, KB손보 등 주요 대형 비상장 보험사들도 이달 말 사외이사 교체를 앞두고 있어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지금보다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글로벌 관세 전쟁' 포문을 연 가운데 미국이 10%의 보편관세를 도입할 경우 한국의 대(對)세계 수출이 지난해의 1.9% 규모인 132억4000만달러(약 19조3000억원)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 10%포인트 추가 관세를 발효한 현재 상황을 유지하면서 3월로 유예한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실제로 시행하고, 나아가 대선 캠페인 기간 거론한 보편관세까지 부과한다는 가정을 적용한 전망치다.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조치에 따른 영향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보고서는 △대중국 10%포인트 추가 관세 부과(시나리오1) △시나리오1+대캐나다·멕시코 25%포인트 관세 부과(시나리오2) △시나리오2+보편관세 10%포인트 부과(시나리오3) 등 총 3단계로 나눠 미국의 관세 부과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에 10%포인트 추가 관세를 부과한 현재 상황이 이어진다면, 한국의 대세계 수출은 지난해보다 4억1000만달러(0.1%) 감소하게 된다. 시나리오1에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8억1000만달러(0.6%) 감소하지만, 대미국 수출은 4억달러(0.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대중국 추가 관세에 이어 오는 3월로 유예한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포인트 관세까지 시행된다면(시나리오2) 한국의 대세계 수출 감소폭은 2억2000만달러(0.03%)로 예상된다.시나리오1보다 시나리오2의 수출 감소폭이 작은 것이다.보고서는 이에 대해 "관세 부과 대상국들의 중간재 수요가 감소하면서 한국의 대중국(-6억8000만달러), 대캐나다(-2억6000만달러), 대멕시코(-12억4000만달러)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180조원(순자산 기준) 규모로 급성장하면서 금융투자업계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ETF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 경고에 나섰다.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10개 자산운용사의 252개 ETF 광고(커버드콜 ETF 160개 포함)를 점검한 결과, 부적절한 광고물에 수정·삭제 등 시정조치를 했다고 9일 밝혔다.일부 ETF 광고에서는 수익률이 높았던 기간의 수익률이나 예상·목표 수익률 등 실현되지 않은 수익률을 강조한 사례들이 포착됐다. 일례로 정기적으로 분배금을 지급하는 한 ETF 광고에서는 "1억원을 투자하면 1년 뒤 1080만원을 받는다"는 문구 등으로 손실 위험이 거의 없는 상품인 것처럼 투자자를 오인하게 한 사례가 있었다."국내 최저보수 리츠 ETF", "국내 최초로 출시한 인도 ETF" 등 최초·최저 등 과장 문구도 금감원 지적 사항에 올랐다.기준일, 비교범위 등에 따라 최저·최초 등 최상급 문구의 진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금감원은 "정기적으로 투자성 상품 광고 현황 모니터링, 허위·과장 광고물 점검을 할 예정"이라며 "소비자 피해 우려 시 소비자경보 발령 등으로 유의 사항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이달 들어 180조원대로 불어났다. 시장 확대 속 자산운용업계 경쟁에 재차 불이 붙은 모습이다. 특히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하려는 삼성자산운용과 뺏으려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대표 지수 상품의 총보수를 사실상 '제로' 수준까지 낮추며 치킨게임에 돌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년 전 양사의 격차는
1976년 미국 뉴욕. 베트남 전쟁 퇴역 군인인 트래비스는 택시 운전기사다. 하루 종일 코카콜라와 초코바, 나초칩으로 끼니를 때우는 그는 외설영화관을 전전한다. 그가 택시로 누비는 뉴욕시는 디스토피아의 전형이다. 하수구에선 물이 새고, 정전으로 도시 전체는 어둡다. 도시 곳곳은 범죄자와 성매매 여성들로 가득 찼다.미국 영화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대표작 '택시 드라이버'는 1970년대 어두운 미국의 일상을 담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택시 드라이버와 '대부' 등의 1970년대 영화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팍팍하고 어두운 시대상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고 평가했다.한국 경제 전망을 둘러싸고 스태그플레이션이냐,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이냐는 논쟁이 점화됐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뒷걸음질치지 않고 1%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가 상승 흐름이 임금을 밀어 올리는 '인플레이션 소용돌이' 흐름이 포착되지 않은 만큼 스태그플레이션 지적은 섣부르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떨어지는 성장 전망…2%대 물가 상승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달 나란히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한다. 한은은 오는 25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성장률을 종전 1.9%에서 1.5% 안팎으로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DI도 오는 11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 성장률을 종전 2.0%에서 큰 폭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1~1.4%까지 하향 조정했다.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