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특사단에 6개항 거론하며 "어려움 잘 안다…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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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입장 등에 김정은 즉각 반응…靑 "정 실장이 말하자마자 바로 언급"
특사단 "노력이 빛을 발하던 순간" 평가…면담은 1시간 남짓·만찬은 3시간 진행
"6개항은 문 대통령이 방남 北대표단에 던진 이슈…김 위원장이 답한 것"
김 위원장, 文대통령 '베를린구상' 소상히 알아…"세계 시선과 우리 국민 기대 알아"
"자신에 대한 한국·해외언론 평가 잘 알아…농담 섞어가며 무겁지 않게 반응"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김여정 특사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만났을 당시 비핵화 이슈는 물론이고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시일 개발에 대한 모라토리엄(잠정중단), 남북군사회담 등의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을 제시했었다고 청와대가 8일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한 대북특별사절대표단이 평양에서 확약받아 온 6개 항은 바로 문 대통령이 제기했던 문제에 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답이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남북이 합의한 6개 항은 ▲ 제3차 남북정상회담 4월 말 개최 ▲ 정상간 핫라인 설치 ▲ 북한의 비핵화 의지 천명 ▲ 북미대화 용의 ▲ 대화기간 전략도발 중단 ▲ 남측 태권도시범단·예술단 평양 방문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비핵화, 모라토리엄, 군사회담, 문화 교류 등 특사단이 발표한 6개 항에 대해 이른바 '숙제'를 던졌었다"며 "이를 가져간 북한은 이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를 고민한 것으로 보이고, 특사단에 답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수석 특사였던 정 실장은 지난 5일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면담하면서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입장 등 미리 수첩에 적어 놓은 4∼5가지의 안건에 대해 먼저 말문을 열었는데, 김 위원장이 "여러분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여러분을 이해한다"고 하면서 6개 항에 대해 거침없이 얘기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실장이 문제를 어떻게 풀까 고민하다가 수첩에 적어간 몇 가지를 말했는데 몇 마디 꺼내지도 않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말문을 열었다"며 "정 실장이 준비한 메모를 말할 필요도 없게 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정 실장은 귀환했던 지난 6일 언론 브리핑에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한 우리 입장은 훈련 재연기나 중단은 힘들고 명분도 없다는 것이었으나 김 위원장은 이미 이를 보고받고 우리 측 입장을 알고 있었다"며 "특사단은 김 위원장과 면담에서 연합훈련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문제가 제기되면 설득해야겠다고 준비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순간 특사단 가운데 한 명은 "정권 출범 직후부터 지난한 과정을 거친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고 한다.
면담 현장에서 밀고 당기는 수 싸움 없이 김 위원장이 거침 없이 얘기하면서 면담은 한 시간 남짓 만에 끝날 수 있었다.
당시 특사단과 김 위원장의 면담 및 만찬 시간이 총 4시간 12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만찬이 3시간 안팎 진행된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베를린 선언'으로 대표되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구상을 소상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베를린 선언 등 문 대통령이 꾸준히 공개한 한반도 구상과 지속해서 제안한 메시지를 소상히 알고 있었다"며 "문 대통령의 축적된 노력과 김 위원장의 숙성된 고민이 합쳐져서 6개 항목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이런 과정을 목도한 특사단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전 세계 시선과 우리 국민이 갖는 기대도 잘 알고 있었다"며 "북한으로서도 쉽지 않은 몇 가지 난제를 말끔히 푸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한국 및 해외 언론을 통해 보도된 자신에 대한 평가와 이미지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고 그런 평가에 대해 무겁지 않은 농담을 섞어가며 여유 있는 반응을 보였다는 게 특사단의 전언이다.
한편, 특사단이 평양에 도착한 직후 숙소인 고방산 초대소에서 김영철 부위원장과 15분간에 걸친 일정 면담을 했을 당시 김 부위원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그날 저녁 김 위원장을 만난다고 통보했고, 이에 특사단 일원 중 한 명은 '일이 잘 풀리겠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특사단이 방북하기 직전에는 김 위원장을 면담할 수 있다는 사실 외에 정확한 회동 일자와 시간은 합의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연합뉴스
특사단 "노력이 빛을 발하던 순간" 평가…면담은 1시간 남짓·만찬은 3시간 진행
"6개항은 문 대통령이 방남 北대표단에 던진 이슈…김 위원장이 답한 것"
김 위원장, 文대통령 '베를린구상' 소상히 알아…"세계 시선과 우리 국민 기대 알아"
"자신에 대한 한국·해외언론 평가 잘 알아…농담 섞어가며 무겁지 않게 반응"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김여정 특사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만났을 당시 비핵화 이슈는 물론이고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시일 개발에 대한 모라토리엄(잠정중단), 남북군사회담 등의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을 제시했었다고 청와대가 8일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한 대북특별사절대표단이 평양에서 확약받아 온 6개 항은 바로 문 대통령이 제기했던 문제에 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답이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남북이 합의한 6개 항은 ▲ 제3차 남북정상회담 4월 말 개최 ▲ 정상간 핫라인 설치 ▲ 북한의 비핵화 의지 천명 ▲ 북미대화 용의 ▲ 대화기간 전략도발 중단 ▲ 남측 태권도시범단·예술단 평양 방문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비핵화, 모라토리엄, 군사회담, 문화 교류 등 특사단이 발표한 6개 항에 대해 이른바 '숙제'를 던졌었다"며 "이를 가져간 북한은 이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를 고민한 것으로 보이고, 특사단에 답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수석 특사였던 정 실장은 지난 5일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면담하면서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입장 등 미리 수첩에 적어 놓은 4∼5가지의 안건에 대해 먼저 말문을 열었는데, 김 위원장이 "여러분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여러분을 이해한다"고 하면서 6개 항에 대해 거침없이 얘기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실장이 문제를 어떻게 풀까 고민하다가 수첩에 적어간 몇 가지를 말했는데 몇 마디 꺼내지도 않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말문을 열었다"며 "정 실장이 준비한 메모를 말할 필요도 없게 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정 실장은 귀환했던 지난 6일 언론 브리핑에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한 우리 입장은 훈련 재연기나 중단은 힘들고 명분도 없다는 것이었으나 김 위원장은 이미 이를 보고받고 우리 측 입장을 알고 있었다"며 "특사단은 김 위원장과 면담에서 연합훈련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문제가 제기되면 설득해야겠다고 준비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순간 특사단 가운데 한 명은 "정권 출범 직후부터 지난한 과정을 거친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고 한다.
면담 현장에서 밀고 당기는 수 싸움 없이 김 위원장이 거침 없이 얘기하면서 면담은 한 시간 남짓 만에 끝날 수 있었다.
당시 특사단과 김 위원장의 면담 및 만찬 시간이 총 4시간 12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만찬이 3시간 안팎 진행된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베를린 선언'으로 대표되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구상을 소상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베를린 선언 등 문 대통령이 꾸준히 공개한 한반도 구상과 지속해서 제안한 메시지를 소상히 알고 있었다"며 "문 대통령의 축적된 노력과 김 위원장의 숙성된 고민이 합쳐져서 6개 항목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이런 과정을 목도한 특사단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전 세계 시선과 우리 국민이 갖는 기대도 잘 알고 있었다"며 "북한으로서도 쉽지 않은 몇 가지 난제를 말끔히 푸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한국 및 해외 언론을 통해 보도된 자신에 대한 평가와 이미지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고 그런 평가에 대해 무겁지 않은 농담을 섞어가며 여유 있는 반응을 보였다는 게 특사단의 전언이다.
한편, 특사단이 평양에 도착한 직후 숙소인 고방산 초대소에서 김영철 부위원장과 15분간에 걸친 일정 면담을 했을 당시 김 부위원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그날 저녁 김 위원장을 만난다고 통보했고, 이에 특사단 일원 중 한 명은 '일이 잘 풀리겠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특사단이 방북하기 직전에는 김 위원장을 면담할 수 있다는 사실 외에 정확한 회동 일자와 시간은 합의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