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회장이 2016년 9월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경배과학재단 설립의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서경배 아모레퍼시픽회장이 2016년 9월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경배과학재단 설립의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아모레퍼시픽이 회사와 이해관계에 놓여 있던 인물을 사외이사로 추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막고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9일 "아모레퍼시픽의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진영 연세대 의과대학 특임교수는 독립성에 결격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반대 권고의견을 내놨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등과 함께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해 주총 의안분석 임무를 맡아온 기관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달 27일 임기 3년의 사외이사로 선임한 김 교수는 연대 특임교수,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창의센터장으로 재직 중인 인물이다.

과거에는 차의과학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와 신세계조선호텔 업무지원 실장(CFO)을 지냈다. SK디앤디의 자산관리 자회사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의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아모레퍼시픽에 자문용역을 했다. 이 과정에서 자문용역금액 명목으로 매월 약 500만원을 받았다. 김 교수는 경영학 박사로 의대를 나오지 않은 의대 교수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의안분석 본부장은 "사외이사 후보자가 최근 3년간 회사 측과 이해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며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이 필요한 사외이사 후보자로서 결격사유"라고 판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과거에도 서경배 회장의 연세대 동문 등을 사외이사로 추천해 부적절한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모레퍼시픽의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서경배 회장의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동문이자 현재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인 신동엽 씨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은 신동엽 사외이사에 대해 '과도한 겸임' 및 '장기 연임' 등을 이유로 반대의사를 지속해 밝혀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