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트럼프 옆자리에서 브리핑… 미 고위급 20여명 귀 '쫑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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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처음으로 백악관 기자실 찾아 "한국이 중대 발표할 것" 공지
![정의용, 트럼프 옆자리에서 브리핑… 미 고위급 20여명 귀 '쫑긋'](https://img.hankyung.com/photo/201803/AKR20180309117100001_01_i.jpg)
브리핑이 시작되자 매티스 국방 장관과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데이비드 멀패스 미국 재무부 차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 등 고위급 관계자 20여명이 회의실에 입장해 정 실장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 정부 인사의 브리핑을 듣기 위해 미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 20여명이 몰려드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진 것이다.
정 실장의 브리핑 내용이 궁금하기는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애초 우리 측은 9일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하는 일정을 놓고 미국 측과 조율 중이었으나, 브리핑 중이던 정 실장에게 "빨리 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갈이 왔다.
이에 정 실장과 서 원장은 브리핑을 서둘러 마치고 오후 4시15분께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오피스로 이동,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했다.
정 실장은 오벌오피스 벽난로 앞에 놓인 두 개의 의자 중 왼쪽 의자에 착석했다.
오른쪽 의자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앉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앉은 의자와 정 실장이 앉은 의자는 크기와 모양, 색깔이 모두 같았다.
두 사람을 가운데 두고 트럼프 행정부와 백악관 최고위 참모들이 양 옆에 놓인 소파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소파에 앉은 배석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매티스 국방 장관, 코츠 국가정보국장, 존 케리 비서실장,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설리번 부장관, 하스펠 부국장 등이었다.
이 자리에서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가능한 조기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때 미국 언론은 정 실장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으나, 정 실장은 친서가 아닌 구두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실장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만남 의사'를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바로 "좋다.
만나겠다"라며 수락 의사를 밝히고, 4월 중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이에 정 실장은 우선 남북정상이 4월 말 회담한 뒤 북미가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5월로 북미회담 일정이 확정됐다.
![정의용, 트럼프 옆자리에서 브리핑… 미 고위급 20여명 귀 '쫑긋'](https://img.hankyung.com/photo/201803/AKR20180309117100001_02_i.jpg)
여기까지 온 김에 한국 대표들이 직접 오늘 논의 내용을 한국 대표 이름으로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정 실장과 서 원장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제안이었다.
갑작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정 실장은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수락하고 미국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관계자와 발표문안 조율에 들어갔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실에 들러 "한국이 북한과 관련해 오후 7시에 중대 발표(major announcement)를 할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 기자실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CNN, ABC, 폭스뉴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정 실장의 언론 브리핑에 사실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
오후 7시를 조금 넘어 정 실장이 백악관 웨스트윙 앞에 마련된 언론브리핑 장소에 모습을 나타내자 주요 언론들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됐다.
정 실장은 백악관 측과 조율한 언론 발표문을 영어로 낭독했다.
정 실장에게 미국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으나, 정 실장은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발표를 마치자 마자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Thank you. Good night)"이라는 인사를 남긴 채 그대로 뒤돌아서서 퇴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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