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 싸우던 여야, 의원 잇속 챙길 땐 "우리가 남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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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가로막는 기득권 벽을 깨자
(5)·끝 - '기득권 끝판왕' 국회
세비 인상 '속전속결'
20대 세비삭감 약속 '헌신짝'
시·도의원 등 늘려 세 불리고
'동업자' 일탈에도 징계 0건
'현역 프리미엄' 지키기
선거구 획정 늘 지각처리
정치신인 등장 막는 '횡포'
초선비율 62→44%로 '뚝'
(5)·끝 - '기득권 끝판왕' 국회
세비 인상 '속전속결'
20대 세비삭감 약속 '헌신짝'
시·도의원 등 늘려 세 불리고
'동업자' 일탈에도 징계 0건
'현역 프리미엄' 지키기
선거구 획정 늘 지각처리
정치신인 등장 막는 '횡포'
초선비율 62→44%로 '뚝'
국회는 ‘기득권의 제왕’으로 불린다. 입법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통해 여야는 똘똘 뭉쳐 외부로부터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켜나간다. 정당도 현역에 기득권을 몰아줘 ‘현역 프리미엄’을 쥔 국회의원들은 정치 신인의 등장을 가로막고 있다. 현역에 유리한 선거 구도가 고착화되면서 전체 의원 중 초선 비중은 17대 62.9%에서 20대 44.0%로 뚝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고인 물’이 썩기 쉬운 것처럼 의원 역시 재선, 3선, 4선 등 선수가 쌓여갈수록 사회 기득권과 유착하면서 채용 청탁이나 정치자금 수수 등 각종 비리 사건에 연루될 소지가 커진다고 지적했다.
기득권 지키기 한목소리
서로 얼굴을 붉히던 여야도 기득권 지키기에는 일심동체다. 지난해 12월 국회는 법정 시한을 넘겨 예산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6년 만에 세비를 2.6% 인상했다. 20대 총선 당시 여야의 세비 삭감 약속은 공염불에 그쳤다. 연말에는 국회의원 보좌진 수를 기존 7명에서 8명으로 1명 늘리는 내용의 국회의원수당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5일 ‘원포인트 본회의’에서는 시·도의원(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자치시는 제외)과 기초의원 수를 각각 27명, 29명 늘리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치 개혁 측면에선 거꾸로 가는 일이다. 정치권에서는 현역 의원들의 ‘세 불리기’라고 지적했다. 현역 의원은 당협위원장이나 지역위원장을 겸하면서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의 공천권을 쥐고 있다.
8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한국GM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한 것은 ‘제 식구 감싸기’란 의혹을 받고 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비리 연루 의혹을 받은 소속 의원들의 검찰 소환을 막기 위한 3월 방탄국회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강원랜드 취업 청탁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권성동, 염동열 한국당 의원실을 압수수색하면서 검찰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막말을 내뱉고 ‘갑질’을 자행하는 의원들에 대해서도 국회에선 눈 감기 일쑤다. 20대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징계 건수는 지금까지 한 건도 없다. 18·19대 때도 단 1건에 불과했다.
정치 신인 막는데도 ‘짬짜미’
현역 의원들은 정치 신인의 등장을 막으면서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선거구 획정이 법정 시한을 넘기는 건 예사다. 2016년 총선 때는 법정 시한을 4개월 이상 넘겼고 이번 6·13지방선거를 앞두고선 3개월 가까이 늑장 처리했다. 후보자와 주민이 자신의 지역구를 미리 알지 못하면 정책선거는 힘들어진다. 경기 화성에서 광역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한 정치인은 “자신이 뛸 운동장도 모르고 뛰게 하는 것은 기득권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선거 구도 역시 현역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민주당 광주광역시장 경선에 뛰어든 양향자 최고위원은 “시당위원장이나 도당위원장을 맡은 현역 의원들은 지역 조직을 꽉 잡고 지역 내 모든 행사와 민원을 챙겨가며 평소에도 사실상 선거운동을 한다”며 “이들 현역과 신인이 경쟁하는 것은 마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붙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정치 신인 등장에 도움을 주기 위한 선거운동 기간 제한 폐지는 논의만 무성한 채 수년째 국회 문턱을 못 넘고 있다.
정치자금법도 현역 의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현역 의원은 지방선거 예비후보 때도 후원회에서 후원을 받을 수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현역이 아닌 일반 예비후보자도 후원금 모금기부한도액을 정해 후원회 운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이번 6·13지방선거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에서 거대 정당에 유리한 ‘2인 선거구제’를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 후보들은 공천만 받으면 대부분 당선되는 구조여서 예비후보는 정책 대결보다는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에 줄을 대는 데 목을 맬 수밖에 없다.
당내 후보 경선 방식도 현역 중심이다. 민주당은 지방의원 후보 경선을 전원 권리당원 선거만으로 하기로 했다.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절반씩 반영하는 경우보다 신인에게는 불리하다.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 내 선거제도 개선 역시 기존 정당의 정략적 판단에 따라 속도를 못 내고 있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양당 기득권, 지역 기득권을 강화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정환/배정철 기자 ceoseo@hankyung.com
기득권 지키기 한목소리
서로 얼굴을 붉히던 여야도 기득권 지키기에는 일심동체다. 지난해 12월 국회는 법정 시한을 넘겨 예산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6년 만에 세비를 2.6% 인상했다. 20대 총선 당시 여야의 세비 삭감 약속은 공염불에 그쳤다. 연말에는 국회의원 보좌진 수를 기존 7명에서 8명으로 1명 늘리는 내용의 국회의원수당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5일 ‘원포인트 본회의’에서는 시·도의원(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자치시는 제외)과 기초의원 수를 각각 27명, 29명 늘리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치 개혁 측면에선 거꾸로 가는 일이다. 정치권에서는 현역 의원들의 ‘세 불리기’라고 지적했다. 현역 의원은 당협위원장이나 지역위원장을 겸하면서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의 공천권을 쥐고 있다.
8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한국GM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한 것은 ‘제 식구 감싸기’란 의혹을 받고 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비리 연루 의혹을 받은 소속 의원들의 검찰 소환을 막기 위한 3월 방탄국회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강원랜드 취업 청탁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권성동, 염동열 한국당 의원실을 압수수색하면서 검찰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막말을 내뱉고 ‘갑질’을 자행하는 의원들에 대해서도 국회에선 눈 감기 일쑤다. 20대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징계 건수는 지금까지 한 건도 없다. 18·19대 때도 단 1건에 불과했다.
정치 신인 막는데도 ‘짬짜미’
현역 의원들은 정치 신인의 등장을 막으면서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선거구 획정이 법정 시한을 넘기는 건 예사다. 2016년 총선 때는 법정 시한을 4개월 이상 넘겼고 이번 6·13지방선거를 앞두고선 3개월 가까이 늑장 처리했다. 후보자와 주민이 자신의 지역구를 미리 알지 못하면 정책선거는 힘들어진다. 경기 화성에서 광역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한 정치인은 “자신이 뛸 운동장도 모르고 뛰게 하는 것은 기득권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선거 구도 역시 현역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민주당 광주광역시장 경선에 뛰어든 양향자 최고위원은 “시당위원장이나 도당위원장을 맡은 현역 의원들은 지역 조직을 꽉 잡고 지역 내 모든 행사와 민원을 챙겨가며 평소에도 사실상 선거운동을 한다”며 “이들 현역과 신인이 경쟁하는 것은 마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붙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정치 신인 등장에 도움을 주기 위한 선거운동 기간 제한 폐지는 논의만 무성한 채 수년째 국회 문턱을 못 넘고 있다.
정치자금법도 현역 의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현역 의원은 지방선거 예비후보 때도 후원회에서 후원을 받을 수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현역이 아닌 일반 예비후보자도 후원금 모금기부한도액을 정해 후원회 운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이번 6·13지방선거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에서 거대 정당에 유리한 ‘2인 선거구제’를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 후보들은 공천만 받으면 대부분 당선되는 구조여서 예비후보는 정책 대결보다는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에 줄을 대는 데 목을 맬 수밖에 없다.
당내 후보 경선 방식도 현역 중심이다. 민주당은 지방의원 후보 경선을 전원 권리당원 선거만으로 하기로 했다.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절반씩 반영하는 경우보다 신인에게는 불리하다.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 내 선거제도 개선 역시 기존 정당의 정략적 판단에 따라 속도를 못 내고 있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양당 기득권, 지역 기득권을 강화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정환/배정철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