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운전자론' 성과
문 대통령 "5월 회동은 역사적 이정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설치 지시
문 대통령은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5월 회동은 훗날 한반도 평화를 일궈낸 역사적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본격적 궤도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의 초청 제의를 흔쾌히 수락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은 남북한 주민, 더 나아가 평화를 바라는 전 세계인의 칭송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의 표현처럼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의 역할이 절대적임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반도 정세에 전환점이 될 북·미 정상회담의 구두 합의는 대북압박과 제재 수준 등에 대한 이견을 좁혀가면서 한·미 간 굳건한 공조체제를 유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만에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세 차례 정상회담과 11번의 정상통화로 긴밀히 소통하며 북핵 문제와 관련한 신뢰를 다져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4월 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설치를 지시한 데 이어 준비위원장에 임종석 비서실장을 임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준비위의 중요 임무는 4월 회담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이끌 실질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라며 “회담을 위한 남북 양측의 고위급 실무회담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 및 북·미관계의 극적인 반전 상황을 맞아 철저하고 신중한 준비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대북특사단의 방북결과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남북 문제는 유리그릇 다루듯이 다뤄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남북 문제는 상대가 있는 문제이고, 북한은 대단히 자존심이 강한 나라”라며 “그래서 ‘불면 날아갈까 쥐면 부서질까’ 조심하려고 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