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월에 김정은 만나겠다" 제안… 정의용 실장 "남북정상회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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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5월 만난다
특사단, 백악관서 트럼프에 45분간 브리핑
트럼프 "빨리 보자"며 불러
부통령·국방장관 등 12명 배석
정의용 실장 "김정은 진정성 느껴져
기회 놓치지 말아야" 설득
트럼프, 배석자 바라보며
"거봐라, 대화하는게 잘하는 것"
정의용 실장에 언론 브리핑 요청
취임후 처음 기자실 찾아가
"한국이 중대발표할 것" 공지
특사단, 백악관서 트럼프에 45분간 브리핑
트럼프 "빨리 보자"며 불러
부통령·국방장관 등 12명 배석
정의용 실장 "김정은 진정성 느껴져
기회 놓치지 말아야" 설득
트럼프, 배석자 바라보며
"거봐라, 대화하는게 잘하는 것"
정의용 실장에 언론 브리핑 요청
취임후 처음 기자실 찾아가
"한국이 중대발표할 것" 공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미(對美)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일행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남은 방문 첫 날인 8일(현지시간) 전격 이뤄졌다. 당초 ‘이튿날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급히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특사단은 8일 오전 9시50분께 워싱턴DC 덜레스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현지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지 않고 곧바로 버스를 타고 모처로 이동했다. 특사단은 오후 2시30분 백악관을 방문해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에게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얘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방북 결과 브리핑에서 공개하지 않은 미국에 대한 북한의 ‘히든카드’가 김정은의 만남 제안이었던 것이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을 만나 보니 솔직히 얘기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과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조심해야 하지만 김 위원장에 대한 우리 판단을 미국이 받아주고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 실장은 이어 “여기까지 오게 된 데는 트럼프 대통령이 큰 힘이 됐고 그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문 대통령이 나를 여기 보낸 것은 지금까지의 상황을 전하고 앞으로도 한·미 간 완벽한 공조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이 전한 김정은의 제안에 “좋다. 만나겠다”며 그 자리에서 수락했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그러면서 4월에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정 실장은 우선 다음달 말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한 뒤 북·미가 만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고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여는 데 동의했다.
특사단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은 오후 4시15분부터 5시까지 45분 동안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12명이 배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의 얘기를 듣고는 참모진에 “거봐라. (북한과) 대화하는 게 잘한 것”이라며 수긍했다고 한다. 정 실장에게는 자신과의 면담 결과를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 실장은 맥매스터 보좌관과 조율을 거쳐 현지시간으로 오후 7시 백악관에서 북·미 정상회담 합의 소식을 브리핑했다. 문 대통령에게는 청와대와 백악관 간 보안 전화를 통해 보고했다.
앞서 우리 특사단은 백악관에 도착한 뒤 정 실장은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을, 서 원장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을 1 대 1로 만났다. 이들 네 사람은 오후 3시부터 30분간 2 대 2 회의를 이어갔다. 오후 3시30분부터는 매티스 국방장관,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등 20여 명의 미 정부 각료들이 회의에 참석했다. 우리 측에선 정 실장, 서 원장 외 조윤제 주미대사가 참석했다. 이 회의는 오후 4시30분까지 1시간 동안 이뤄질 예정이었다. 회의 도중 “빨리 만나자. 빨리 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언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벌오피스에서 특사단으로부터 방북 결과를 들은 뒤 오후 5시를 조금 넘은 시각 백악관 기자실에 들러 “한국이 북한과 관련해 오후 7시에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고 직접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실을 ‘깜짝 방문’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정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특사단은 8일 오전 9시50분께 워싱턴DC 덜레스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현지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지 않고 곧바로 버스를 타고 모처로 이동했다. 특사단은 오후 2시30분 백악관을 방문해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에게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얘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방북 결과 브리핑에서 공개하지 않은 미국에 대한 북한의 ‘히든카드’가 김정은의 만남 제안이었던 것이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을 만나 보니 솔직히 얘기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과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조심해야 하지만 김 위원장에 대한 우리 판단을 미국이 받아주고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 실장은 이어 “여기까지 오게 된 데는 트럼프 대통령이 큰 힘이 됐고 그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문 대통령이 나를 여기 보낸 것은 지금까지의 상황을 전하고 앞으로도 한·미 간 완벽한 공조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이 전한 김정은의 제안에 “좋다. 만나겠다”며 그 자리에서 수락했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그러면서 4월에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정 실장은 우선 다음달 말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한 뒤 북·미가 만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고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여는 데 동의했다.
특사단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은 오후 4시15분부터 5시까지 45분 동안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12명이 배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의 얘기를 듣고는 참모진에 “거봐라. (북한과) 대화하는 게 잘한 것”이라며 수긍했다고 한다. 정 실장에게는 자신과의 면담 결과를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 실장은 맥매스터 보좌관과 조율을 거쳐 현지시간으로 오후 7시 백악관에서 북·미 정상회담 합의 소식을 브리핑했다. 문 대통령에게는 청와대와 백악관 간 보안 전화를 통해 보고했다.
앞서 우리 특사단은 백악관에 도착한 뒤 정 실장은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을, 서 원장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을 1 대 1로 만났다. 이들 네 사람은 오후 3시부터 30분간 2 대 2 회의를 이어갔다. 오후 3시30분부터는 매티스 국방장관,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등 20여 명의 미 정부 각료들이 회의에 참석했다. 우리 측에선 정 실장, 서 원장 외 조윤제 주미대사가 참석했다. 이 회의는 오후 4시30분까지 1시간 동안 이뤄질 예정이었다. 회의 도중 “빨리 만나자. 빨리 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언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벌오피스에서 특사단으로부터 방북 결과를 들은 뒤 오후 5시를 조금 넘은 시각 백악관 기자실에 들러 “한국이 북한과 관련해 오후 7시에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고 직접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실을 ‘깜짝 방문’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