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쉬넬은 거리측정기의 '롤스로이스'… 150야드부터 따라올 수 없는 정확도"
“부쉬넬은 거리측정기의 대명사와 같습니다. 150야드부터 기술력 차이가 뚜렷해지죠.”

폴 맥클라인 부쉬넬골프 아시아 총괄매니저(43·호주·사진)는 지난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치열해지는 거리측정기 시장 경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부쉬넬은 1955년부터 건설용 측정기 등에 들어가는 렌즈와 레이저 기술을 개발해왔고 20년 전부터 골프 거리측정기를 생산했다”며 “150야드 이상 먼 거리에서 부쉬넬의 정확성은 타사 제품보다 뛰어나다. 골프 야디지북(골프 코스 거리를 자세히 표시한 책자)을 제작하는 업체도 모두 부쉬넬을 쓴다”고 강조했다.

골프 거리측정기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는 지난해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와 캐나다투어, 남미투어 12개 대회에서 거리측정기를 사용하도록 했다. 그 덕분에 거리측정기 수요가 커졌고 이 시장에 뛰어드는 회사도 늘었다. 맥클라인은 “부쉬넬은 ‘거리측정기 분야의 롤스로이스’라고 생각한다”며 “전통과 역사, 정확성, 내구성 측면에서 굳건한 입지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사 제품들은 150야드까진 잘 측정하지만 그 이상 멀어질수록 레이저가 분산되면서 오차가 커진다”며 “부쉬넬의 렌즈와 레이저 기술력이 그만큼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골프 시장인 미국에서 부쉬넬의 인지도는 매우 높다. 부쉬넬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78%)고 PGA투어 선수의 99%가 사용한다. 맥클라인은 “미국 골프용품 매장에선 골퍼들이 ‘거리측정기 사러 왔다’가 아니라 ‘부쉬넬 사러 왔다’고 말할 정도”라며 “거리측정기의 대명사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경쟁사가 늘어도 부쉬넬의 시장 점유율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부쉬넬이 많이 팔리는 국가다. 맥클라인은 “한국 파트너사인 카네에서 PXG, 아크라, 쿨클럽스 등 다른 고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며 “부쉬넬도 이들과 함께 유통라인을 구축한 덕분에 프리미엄 이미지 확립과 판매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설명했다. 카네는 한국에 이어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중국에 지사를 설립, 부쉬넬 판매를 시작했다. 맥클라인은 “서두르지 않고 2~3년 동안 중국 골프산업과 문화 발전에 도움을 주면서 함께 성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쉬넬은 최근 커버 디자인 변화에 나서는 등 제품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부쉬넬은 내부 기능과 손에 쥐었을 때의 편안함 등에 맞춰 외관을 디자인했다”며 “많은 골퍼가 미적 요소도 중시한다는 것을 알았다. 외관 디자인을 다양화한다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